생활경제

젠슨 황이 치킨·소주 집어든 이유에는 '이것' 있다

유채리 기자

[사진=왕진화기자]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입에 모두들 주목하고 있다. 그의 모든 일정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가운데 '무엇을 먹고 마셨는지'가 브랜드 인지도와 직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황 CEO의 이러한 행보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심히 설계된 일종의 '음식 외교'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5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한국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연일 드러내고 있다. 입국 첫날 서울 마포구 인근 고깃집에서 '삼소(삼겹살+소주)'를 즐긴 데 이어 다음 회동 장소로 BBQ를 택했다.

이어 7일 프로야구 시구를 위해 찾은 잠실야구장에서도 BBQ 치킨 113마리를 대량 주문해 임직원 및 가족들과 나누며 "치맥보다 나은 음식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구를 마친 저녁에는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만났던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을 재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제2의 깐부 회동'을 가졌다.

K-푸드를 매개로 한 황 CEO의 소통 행보는 거리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방한 기간 서울 남대문시장 칼국수골목, 종로구 삼계탕 전문점, 중구 평양냉면 전문점 등을 찾았다. 특히 지난 5일과 7일에는 거리로 나와 시민들에게 직접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팔도 '비락 식혜', 세븐일레븐이 SK하이닉스와 협업해 선보인 자체 브랜드(PB) 스낵 '허니바나나맛 HBM칩'을 직접 나눠주기도 했다.

황 CEO의 선택은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매출 증대 등 식음료 업계의 쾌재로 이어지고 있다. BBQ에 따르면 황 CEO 일행이 다녀간 지점은 본래도 홍대 메인 상권 1층에 위치해 평소에도 집객력과 매출이 높은 핵심 매장이었다. 그럼에도 황 CEO 일행 방문 위해 사인과 착석 자리 인증을 위해 해당 지점을 찾는 고객이 더해지며 금·토·일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HBM칩도 황 CEO가 지난 5일 시민들에게 나눠준 후 다음날 일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보다 766%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함께 나눠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와 팔도 '비락식혜'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12%, 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진행된 회동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같은 황 CEO의 행보가 전략적인 '음식 외교'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황 CEO는 주말마다 스카치 위스키를 즐기며 메일을 확인하는 하이엔드 위스키 애호가다.

그는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회장과의 깐부 회동에서도 두 회장에게 일본 고급 위스키 '하쿠슈 25년'을 선물했다. 6일 삼소 회동 후 치맥을 즐기러 갔을 때도 맥켈란 18년, 글렌모렌지 시그넷 등 위스키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자택을 방문해 위스키 컬렉션을 봤다고 주장하는 미국 한 커뮤니티 누리꾼은 "그는 30년 이하 위스키는 즐기지 않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황 CEO는 공식 동선에는 대중적인 제품을 선택하며 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대만 방문 당시 식당 밖 시민들에게 직접 볶음면과 음료를 나눠주고 밤에는 야시장을 방문했던 행보와도 궤를 같이 한다.

이를 두고 대만매체 연합보는 "브랜드 관리 등 측면에서 세심히 설계된 야시장 외교"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황 CEO가 방문했을 때 먹고 즐기던 것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폭등했다.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지고 이를 활용한 2차 홍보 효과를 누리는 곳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황 CEO의 일정에 대해 식음료 업계 관계자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그의 방문 때마다 물밑 작업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채리 기자
c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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