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일두 건넨 박정원, 93번 유니폼 입은 젠슨 황…잠실 AI·로보틱스 동맹(종합)

6월7일 두산 베어스 홈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시구-시타 행사 후 활짝 웃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김유진기자] 두산그룹과 엔비디아가 잠실야구장에서 인공지능(AI) 동맹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 홈경기 시구 행사에 참여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만났다.
이날 현장 곳곳에서는 두산그룹과 엔비디아 간 인공지능(AI)·로보틱스 동맹을 상징하는 메시지가 드러났다. 두산 측은 잠실야구장 입구에 '우리의 파트너십은 여기서 시작된다'(Our Partnership - It All Starts Here)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엔비디아 측을 환영했다.
박정원 회장은 이날 오후 4시12분경 잠실야구장 중앙 출입구에서 황 CEO를 맞이해 접견 장소로 안내했다. 업계에서는 비공개 환담 때 피지컬AI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 측에서는 박정원 회장과 장남 박상수 두산밥캣 글로벌비즈니스 전략팀장을 비롯해 ㈜두산 지주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 김도원 사장, ㈜두산 사업부문 최고사업책임자(CBO) 유승우 사장, 두산로보틱스 CEO 김민표 부사장이 참석했다. 엔비디아 측에서 황 CEO와 배우자인 로리 황,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자리했다.

6월7일 잠실야구장을 방문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한 양사 관계자가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상수 두산밥캣 팀장(왼쪽부터), 로리 황,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 이사, 니코 카프레즈 엔비디아 부사장. [사진=두산그룹]
환담 자리에서 박 회장은 황 CEO에게 두산그룹 기업정신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두산일두'를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두산일두는 '한 말(斗), 한 말 차근차근 쌓아 올려 산(山)같이 커져라'는 두산그룹 창업과 기업정신을 상징한다.
이번에 황 CEO에게 전달한 두산일두는 느티나무와 백동 등을 활용해 특별 제작됐다. 못질 없이 나무를 끼워 맞추는 옛 전통 제작 방식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두산은 귀중한 손님을 맞이하거나 크게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두산일두를 선물한다. 이번 두산일두에는 양사 파트너십이 산처럼 커지기를 기대하는 의미가 담겼다.
시구행사에서 박 회장과 황 CEO는 각각 등번호 96번과 93번이 적힌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96번은 두산그룹 창립연도인 1896년을, 93번은 엔비디아 창립연도인 1993년을 의미한다.
130년 역사를 앞둔 제조기업 두산과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가 각자 출발점을 상징하는 숫자로 미래 협력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두산과 엔비디아 협력은 이미 여러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두산 전자BG는 엔비디아에 AI 가속기 핵심 소재인 하이엔드 동박적층판(CCL)을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2025년 10월 건설기계·발전기기·로봇 등 분야에서 피지컬AI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도 피지컬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6월7일 잠실야구장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두산(斗山) 기업정신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두산일두를 기념품으로 전달하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이날 황 CEO는 로보틱스를 언급하며 양사 협력 확대 기대감을 높였다.
황 CEO는 "지금 정말 많은 로보틱스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엄청난 로보틱스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은 소프트웨어와 AI 분야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고 제조 분야에서도 엄청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 결합이 바로 로보틱스"라고 강조했다.
올해 4월 매디슨 황 이사가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김민표 대표와 피지컬AI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현황을 살폈다. 양사는 2027년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 기반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선보이고, 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를 내놓겠다는 비전도 제시한 상태다.
한편 이날 박 회장과 황 CEO는 각각 시타와 시구를 마치고 서로 끌어안았다. 황 CEO는 시구에 앞서 "엔비디아와 한국 기술산업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전하며 한국과 한국 치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구를 마친 후에는 관중석에서 팬들과 사진을 찍고 건배를 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댄스타임에는 춤추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후 황 CEO는 "고 코리아, 고 베어스!"를 외치며 잠실야구장을 나왔다. 황 CEO는 경기장을 나선 뒤 취재진에게 "오늘 시구는 완전히 엉망이었다"며 "박 회장님을 뵙긴 했는데 제가 던진 공이 바로 그분 쪽으로 날아갔다. 거의 맞힐 뻔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회장과) 두산베어스 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며 "베어스의 승리 시즌과 요즘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그동안 거둔 수많은 우승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6월7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고 코리아, 고 베어스!"를 외치며 잠실야구장을 나오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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