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또 테무에서 샀어?”…알리 제친 테무, 한국인 소비 습관 바꿨다 [트렌D]

왕진화 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알.테.쉬.’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을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 불렀습니다. 중국발 초저가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의미 그 자체이기도 했죠.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같은 중국 플랫폼으로 묶이던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성장 곡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사볼까?’로 시작된 테무 이용이 어느새 ‘또 사야지’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7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04만8106명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는 667만785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양 플랫폼 간 격차는 약 137만명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슷한 수준이던 두 플랫폼은 올해 들어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습니다. 테무는 1월 697만명에서 5월 804만명으로 증가한 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같은 기간 685만명에서 667만명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사진=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모바일인덱스 수치 제공]

흥미로운 점은 이용자 수뿐 아니라 소비 행태에서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초기 중국 직구 플랫폼 이용자들은 “터무니 없이 싸니까 한 번 사보자”는 심리로 앱을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이색 상품이나 저렴한 액세서리, 생활 잡화 등을 구매하는 체험형 소비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4월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의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1조6700억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67.5% 증가했습니다. 중국 플랫폼을 통한 소비 자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결제금액과 결제횟수 간 차이입니다. 결제금액은 알리익스프레스가 가장 높았지만 결제횟수는 테무가 1위를 기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 플랫폼의 소비 구조 차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높은 전자기기와 가전, 디지털 기기 구매 수요가 강한 반면, 테무는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여러 차례 구매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 테무가 홈페이지 상에서 공개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상품군을 살펴보면 의류와 가방, 생활용품, 주방용품, 수납용품, 차량용품 등이 상위권입니다. 과거 중국 플랫폼 하면 떠오르던 이색 상품이나 장난감보다 일상 소비재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진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테무가 ‘호기심 쇼핑 앱’에서 ‘반복 구매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무료배송 정책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테무는 일정 금액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배송 지연 시 크레딧 보상 정책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 없이 여러 차례 주문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입니다.

국내 사업 확대 전략도 한몫했습니다. 테무는 지난해부터 한국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오픈마켓 사업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기존 중국 판매자 중심 구조에서 나아가 국내 판매자와 국내 소비자를 연결하는 ‘로컬 투 로컬(L2L)’ 모델을 도입한 것입니다.

현지 재고를 보유한 판매자들이 입점하면서 상품군이 다양해지고 배송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해외 직구 플랫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보다 일상적인 쇼핑 채널로 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힙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여전히 대형 할인 행사와 브랜드 유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썸머 세일’을 열고 최대 80% 할인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디지털 액세서리와 생활가전, 아웃도어 용품, 자동차용품 등을 중심으로 카테고리별 특가전을 운영하고 고환율 지원금 쿠폰도 제공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협업과 대형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즉 알리가 ‘한 번에 많이 사는 쇼핑’에 강점을 보인다면 테무는 ‘자주 찾는 쇼핑’으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배송과 구매 빈도, 상품 다양성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테무는 소비자들이 자주 방문하는 플랫폼이 되는 데 집중하고 있고 알리는 대형 행사 중심의 트래픽 확보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향후 경쟁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왕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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