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태원 아픔 잊었나…홍대 덮친 젠슨 황 삼쏘 회동 인파에 아수라장 "사고납니다!"

'삼쏘 회동'의 2차 장소로 알려졌던 서울 홍대입구 근처의 한 노래방. 인파가 몰려있다. [사진=채성오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옥송이기자] “뒤로 가세요! 사고납니다!”
5일 밤 서울 홍대 일대는 말 그대로 ‘젠슨 황 인파’로 뒤덮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삼겹살·소맥 회동에 이어 치킨집까지 이동하면서 평일 저녁 홍대 거리가 순식간에 거대한 인파로 마비됐다.
이날 황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고깃집 ‘형님저요’에서 만찬을 가졌다. 지난해 이른바 ‘깐부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성사된 만남이다.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여 식사를 즐겼고, 건배사로는 “고 코리아! SK! LG! 네이버!”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쏘 회동. 소맥을 마시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약 2시간가량 이어진 식사를 마친 네 사람은 가게 밖으로 나와 기다리던 시민들과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과정에서 참석자들은 종이상자에 담긴 HBM칩을 나눠주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태원 회장도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을 직접 들고 나와 주변에 나눠줬다. 이를 받아든 황 CEO는 “모두가 HBM을 사랑한다(Everyone loves HBM!)”라고 외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최 회장은 HBM 칩을 나눠주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내가 산타클로스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삼겹살이 맛있다는 이야기였다”고 웃으며 답했다. 황 CEO가 능숙하게 쌈을 싸 먹는 모습을 두고는 “이해진 의장이 시범을 보였다”이라고 설명했다. 황 CEO의 주량에 대한 질문에는 “어우, 나보다 잘 마셔”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SK하이닉스의 HBM칩 과자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구광모 회장 역시 취재진과 짧게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날 만찬에 대해 “오늘은 편안한 자리라 친목을 다졌다”고 말했다. 또한 인공지능(AI) 협력이나 피지컬 AI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편안한 자리였다”고 답했다.
취재진이 게임 이야기가 오간 것 같다고 묻자 황 CEO가 직접 다가와 구 회장의 어깨를 감싸며 “그는 좋은 친구(He's a good friend)”라고 말했다. 이에 구 회장은 “PC방에 다녀온 이야기 등을 했다”며 웃었다. 삼겹살을 직접 구웠느냐는 질문에는 “자주 먹는데 오랜만에 구워봤다”고 답했다.
황 CEO는 “한국 경제가 잘 되고 있고, 한국 파트너사들의 사업도 매우 잘 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삼성, LG, 현대, 네이버 등 한국의 파트너들은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직접 한국에 와서 감사와 축하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삼쏘 회동' 후 '네이버페이'로 계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황 CEO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와 파트너 기업들이 매우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축하와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LG, 현대차, 네이버는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보다 내년이 더 바쁠 것”이라며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플랫폼 ‘베라 루빈’,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베라’, 개인용 AI 컴퓨터 ‘RTX 스파크’, 로보틱스·자율주행용 프로세서 ‘젯슨 토르’ 등을 언급했다.
황 CEO는 “내년에는 새로운 제품 4종이 본격 출시된다”며 “한국 기업들도 매우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라 루빈은 HBM을 대거 활용하고, 베라와 RTX 스파크는 LPDDR5 메모리를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내 연구개발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황 CEO는 “한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AI와 로보틱스 연구를 수행하고 한국의 파트너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연구원과 엔지니어 채용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쏘 회동' 2차 장소인 치킨집. [사진=옥송이기자]
또한 현대차와의 협력에 대해 “로보틱스 분야에서 현대차와 큰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황 CEO는 “한국은 25년 동안 엔비디아와 함께한 친구 같은 나라”라며 “오늘 첫 일정도 PC방을 방문해 T1과 페이커를 만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치킨은 세계 최고다. K팝과 K드라마도 좋아한다. K드라마를 보면 늘 눈물이 난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만찬 비용은 이해진 의장이 계산했다. 이 의장은 골든벨을 울리고 네이버페이로 가게 전체 손님들 식사비를 결제했다. 만찬을 마친 네 사람은 취재진 앞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손을 모은 채 사진을 찍던 이들은 마지막에 “고 코리아!”를 외치며 1차 회동을 마무리했다.

'삼쏘 회동' 2차 장소인 치킨집에서 포착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이학범기자]
이들의 2차 목적지 후보로는 노래방과 치킨집이 거론됐었다. 총수들은 노래방이 아닌 치킨을 선택하며 인근 BBQ 홍대입구점으로 향했다.
문제는 치킨집 앞이었다. 불금 같은 분위기의 홍대 인파에 황 CEO와 총수들을 보기 위해 몰린 시민, 관광객, 취재진이 한꺼번에 뒤섞이면서 현장은 사실상 아비규환에 가까웠다. 경찰들은 연신 호루라기를 불며 “이동하세요”, “뒤로 가세요”, “나오세요, 사고납니다”라고 외쳤다. 시민들이 높은 곳에 올라가 총수들을 보려다 펜스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밀집된 인파 사이로 고성이 오갔고 일부 시민들은 이동조차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현장에 지원으로 투입된 경찰 관계자는 “지원 인력까지 나온 상황이라 정확한 인파 추산은 어렵다”면서도 “BBQ 매장 앞에만 300명 정도는 모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쏘 회동'의 2차 장소인 BBQ 앞. [사진=옥송이기자]
이러한 가운데 황 CEO는 치킨집에서도 특유의 팬 서비스를 이어갔다. 최 회장이 HBM 칩을 나눠줬다면 황 CEO는 시민들에게 치킨을 건네며 화답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황 CEO의 방한이 이제 단순 기업인 방문을 넘어 하나의 대중 이벤트 수준으로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산업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으면서 그가 이동하는 곳마다 시민과 관광객, 유튜버,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해외 IT 기업 CEO 방한과는 차원이 다른 관심”이라며 “젠슨 황이라는 인물 자체가 AI 열풍의 상징처럼 소비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홍대 일대에서는 경찰 통제에도 인파가 순식간에 밀집되며 곳곳에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황 CEO의 ‘피리 부는 사나이’ 같은 행보가 AI 시대의 열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과열된 관심이 도심 혼란과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장 뚫린” 동탄 아파트값, 1.29% 또 상승…서울도 0.30% 올라
2026-07-12 13:59:28FIFA, 2026 월드컵 결승전 잔디 판매한다…한 조각에 얼마?
2026-07-12 13:51:37올 상반기 육아휴직 첫 10만명 돌파…'아빠 비중' 40% 눈앞
2026-07-12 13:45:47[주간분양] 목동·분당·부천·춘천 주요 단지 잇따라 공급
2026-07-12 13:39:03“보유세 얼마나 더 낼까”…세제개편 전 따져봐야 할 5가지
2026-07-12 13: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