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꾸러미' 예고한 젠슨 황 섰던 자리에서 최태원 응답했다 “기회 있을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김포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모습. [사진=옥송이기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방문과 함께 “비즈니스 선물”을 예고한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새로운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AI 메모리 협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차세대 AI 인프라 경쟁에서도 양사의 밀착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한국을 찾았다. 대만 컴퓨텍스 직후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AI 및 피지컬 AI 협력 확대를 위한 행보다. 황 CEO는 이날 오후 1시35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 및 팬들과 소통한 후 오후 2시께 공항을 떠났다.
황 CEO는 입국 현장에서 “한국에 많은 비즈니스를 가져왔다”며 “몇 가지 서프라이즈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면 서프라이즈가 아니지 않느냐”며 말을 아꼈다.
약 2시간 뒤인 오후 4시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같은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최 회장도 대만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 회장은 ‘황 CEO가 오늘 한국에 많은 비즈니스를 가져왔다고 했는데, SK그룹에도 새로운 협력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기회가 있겠죠”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대만에서 TSMC와 폭스콘 회장을 만난 소감을 묻는 추가 질문에는 별다른 언급 없이 이동했다.
최 회장의 발언은 엔비디아와의 추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 공급 핵심 파트너다. 양사는 최근 대만에서도 만나 차세대 AI 메모리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메모리 공급망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SK하이닉스와의 협력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황 CEO는 이날 입국 현장에서 HBM4 공급사 인증과 관련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개 공급사가 모두 인증을 완료했고 모두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황 CEO의 이번 언급을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공급 경쟁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플랫폼인 ‘베라 루빈’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확대를 추진 중이다. 베라 루빈은 CPU와 GPU, HBM을 포함한 메모리와 네트워크 기술을 통합한 차세대 AI 시스템으로, 엔비디아의 핵심 차세대 인프라 전략으로 평가된다.
황 CEO가 최근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SK그룹 역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업 등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협력 범위가 HBM을 넘어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이날 저녁 황 CEO와 최 회장은 이른바 ‘삼쏘(삼겹살·소주) 회동’ 멤버로 다시 만날 예정이다. 회동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등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깐부 회동’에 이어 올해 역시 보다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AI 협력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회동 장소가 ‘형님 저요’라는 이름의 식당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깐부’에 이어 올해는 ‘형님’ 키워드가 또 다른 상징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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