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만나고 고깃집으로"…젠슨 황 '삼쏘 회동', 홍대 낙점

2025년 10월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한국에 입국해 e스포츠 현장과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을 잇달아 만난다.
지난해 '깐부 치킨'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던 황 CEO가 이번에는 서울 홍대 인근 고깃집에서 이른바 '삼쏘 회동'을 갖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넘어 피지컬 AI·데이터센터 인프라·클라우드 협력까지 논의가 확장될 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엔비디아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1시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그는 공항에서 간단한 입국 소감을 밝힌 뒤 질의응답도 진행할 예정이다.
방한 첫 일정은 국내 게임·e스포츠 현장이다. 황 CEO는 'T1 베이스 캠프'를 찾아 T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도란' 최현준, '오너' 문현준, '페이즈' 김수환, '케리아' 류민석 등 선수단 5인이 참석할 전망이다.
황 CEO의 PC방 방문은 단순한 팬서비스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그는 지난해 방한 당시에도 "PC 게임과 PC방, e스포츠가 없었다면 지금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한국 게임 생태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으로 출발한 엔비디아가 게임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 올라선 만큼 이번 만남은 게임·e스포츠와 AI 컴퓨팅 생태계를 잇는 행보로 해석된다.
저녁 일정의 무게감은 더 크다. 황 CEO는 이날 홍대입구 일대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만찬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회동 장소로는 성수동 고깃집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안전 문제와 이동 동선 등을 고려해 홍대 인근으로 장소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명 자체가 지난해 '깐부 치킨' 회동처럼 친근한 화제성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삼쏘 회동의 의제는 AI 반도체 공급망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SK그룹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꼽히고,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제조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접점을 넓힐 수 있다. LG그룹 역시 전장·디스플레이·스마트팩토리 등 산업 AI 적용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참석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와 클라우드 인프라, 검색·쇼핑·콘텐츠 데이터를 보유한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단순 GPU 수요처를 넘어 소버린 AI와 서비스형 AI를 함께 구현할 수 있는 파트너다.
특히 네이버와의 논의는 클라우드·모델 고도화뿐 아니라 피지컬 AI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는 제2사옥 1784를 통해 로봇 친화형 빌딩, 자율주행 로봇, 디지털트윈 기술을 실제 공간에서 운용해왔다.
엔비디아가 제조·로봇·모빌리티를 AI의 다음 전장으로 보고 있는 만큼, 양측의 대화가 검색과 클라우드를 넘어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AI 플랫폼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 CEO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당시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깐부 회동을 갖고 대중적 화제를 모았다.
PC방에서 페이커를 만나고 홍대 고깃집에서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은 친근한 일정이지만 그 안에 담긴 게임·반도체·로봇·자동차·클라우드·플랫폼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쏘 회동의 본질은 술자리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AI 생태계와 엔비디아의 협력 좌표를 다시 그리는 자리"라며 "황 CEO가 김포공항 입국 후 페이커와 경제계 총수들을 잇달아 만나는 일정은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 안에서 인프라와 서비스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올라설지를 가늠하게 하는 상징적 장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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