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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술' 품을까, 거리둘까…현대차, 복잡한 셈법

윤서연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 V.[사진=현대차]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부품 단가 상승 압박 속에서 중국 기술 도입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범용 부품 원가 절감을 넘어 중국 기술을 글로벌 전략에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공급망 의존과 규제 리스크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협력사와의 협력 확대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자동차 부품 집행액은 8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약 45%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국내 생산공장용 부품 구매액도 31% 증가했다. 고유가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된 중국 협력사 제품은 국내 제품보다 30% 이상 저렴해 대안으로 거론된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단순한 부품 조달을 넘어 중국 완성차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 기술을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 전략에 접목하는 방안에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중국 기술 활용이 가격 경쟁력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공급망 의존도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부담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서구권의 대중국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기술 비중이 높아질 경우 주요 시장에서 새로운 제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글로벌 아이오닉 라인업에 국내 배터리 업체 제품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일부 국내 생산 차량에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소형 전기차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에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중국산 부품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테슬라와 BYD를 중심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여기에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까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대차 입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 효율성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산업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품질 측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중국 부품과 기술을 어느 정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내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부품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국내 부품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글로벌 규제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기술을 활용해 중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과 이를 미국·유럽 등으로 확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공급망과 기술 의존도를 어느 수준까지 가져갈지는 매우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한 자릿수 초반까지 낮아진 만큼 현지 사업 전략 전반을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최근 자동차 산업 혁신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기술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활용 방안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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