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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 논란에 멈춘 이지스 M&A…칼라일·태광 다시 나오나

강기훈 기자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전경 [사진=이지스자산운용]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이지스자산운용 인수합병(M&A)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계약금 문제로 인수를 주저하면서 우협 지위를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태광그룹과 칼라일그룹 등이 잠재 원매자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사모펀드(PEF)인 힐하우스는 지난 3월 말쯤 우협 지위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힐하우스를 우협 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현재는 모든 원매자가 자유롭게 협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진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힐하우스가 인수전에서 완전히 발을 뺀 것은 아니다. 힐하우스는 여전히 이지스자산운용 최대주주인 손화자 씨 측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M&A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계약금 몰취 문제다. 힐하우스는 중국계 자본이라는 논란으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을 얻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통상 M&A에서는 인수자가 거래금액의 10% 안팎을 계약금으로 낸다. 힐하우스가 이지스자산운용 몸값으로 1조원 이상을 제시한 만큼, 계약금만 10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

만약 금융당국이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힐하우스는 1000억원대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이에 힐하우스는 손화자 씨 측에 승인 불발 시 계약금을 반환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도자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매각 주관사도 다른 원매자 물색에 나선 분위기다. 글로벌 PEF인 칼라일그룹이 다시 후보로 거론된다. 처음에는 칼라일 역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매각 주관사의 접촉이 이어지면서 검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일은 본사 자금을 직접 투입해 인수를 추진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된다. 다른 PEF와 비교해 아시아 부동산 관련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이지스자산운용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가격은 여전히 변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칼라일은 이지스자산운용의 몸값을 1조원 아래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이지스자산운용 대주주가 1조1000억원을 책정한 상황이라 당분간 몸값과 관련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그룹의 재등판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태광그룹 계열 흥국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했다. 우협 지위를 따내기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 매각 주관사가 프로그레시브 딜, 즉 경매호가식 입찰 방식을 도입하면서 힐하우스가 참전했고, 결국 인수 기회를 놓쳤다.

이후 흥국생명은 공식 입장을 내고 “주주 대표와 주관사의 기만과 불법을 묵과하지 않겠다”며 이들을 고소했다. 힐하우스가 인수전에서 완전히 발을 뺄 경우 흥국생명이 고소를 취하한 뒤 다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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