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7% 뚫었는데 예금 이자는 ‘찔끔’…은행권 예대차 역대급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국내 은행권이 증시 불장 속 자금 이탈을 막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대출금리가 더 가파르게 뛰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크게 벌어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수신 유치를 위해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는 최근 대표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연 3.41%로 올렸다. 지난달 1일과 20일에 이어 세 번째 금리 조정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도 정기예금 금리를 연 3.40%로 높였고, 토스뱅크 역시 예금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하며 방어전에 나섰다.
시중은행도 경쟁에 동참했다. 신한은행은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2.85%에서 2.90%로 올렸고,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도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각각 최대 0.10%포인트 높였다.
그러나 예금금리 인상에도 대출금리와의 격차인 예대금리차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4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평균 1.39%포인트로, 2년 전 0.79%포인트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커졌다. 지난 3월에는 평균 1.51%포인트까지 확대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격차가 더 컸다. 토스뱅크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3.02%포인트였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각각 1.97%포인트, 1.76%포인트를 기록했다.
예대차가 좁혀지지 않는 배경에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가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는 상승세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지표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이달 1일 기준 연 4.288%까지 오르며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3% 중반 수준이었지만 5월 들어 4%를 돌파했다. 변동형 주담대 기준인 은행채 6개월물 금리도 1년 4개월 만에 3%대를 넘어서며 오름세를 굳혔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7%에서 1.5% 수준으로 낮춘 점도 영향을 줬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출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다. 총량 규제로 대출 재원을 적극 조달할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예금금리는 3.5% 안팎의 제한적 인상에 그쳤고, 대출금리만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29일 기준 연 4.26~7.10%로 집계됐다. 금리 상단은 이미 7%를 넘어섰다. 신용대출 금리 상단도 연 6% 선에 육박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연내 기준금리를 최소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예대마진 확대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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