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리셋②] "AX도 사람이 하는 일"…기술 조직에 줄 영향은?
카카오가 창사 이래 첫 파업이라는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내부에서는 리더십과 보상,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불신의 목소리도 들려오는 모습인데요.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톡 개편 논란을 시작으로 핵심 임원의 퇴장과 임금교섭 결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누가 책임지고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카카오 리셋' 시리즈를 통해 카카오가 마주한 조직·사업·리더십 위기를 짚고 기업 쇄신이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전략이 모델 개발을 넘어 실제 서비스 운영 단계로 들어서면서 기술 조직의 부담도 달라지고 있다.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카카오톡 안에 심어 생활형 AI 에이전트로 확장하려면 모델 성능뿐 아니라 배포, 품질 검증, 장애 대응, 개인정보 보호, 이용자 피드백 반영까지 촘촘하게 맞물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 노사 갈등과 파업 가능성은 AI 개발이 곧장 멈춘다는 의미보다는 기술 조직의 실행 속도와 운영 안정성에 현실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카나나를 중심으로 AI 서비스 확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카카오가 준비 중인 카나나 2.5는 150B 규모 모델로, 에이전트 AI 플랫폼에 최적화해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단순 질의응답보다 카카오 서비스 구동에 필요한 플래닝과 펑션콜 등 실행 중심 영역에 무게를 뒀고 자체 토크나이저를 통해 학습 비용과 추론 속도 효율도 개선했다. 이는 카카오가 초거대 모델 규모 경쟁보다 카카오톡, 검색, 커머스, 결제 등 실제 서비스와 연결되는 실행형 AI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뜻이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 기술 조직 업무 더 복잡해졌다
서비스 적용의 중심에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 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 3월 출시된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로, 카카오톡 대화 맥락을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필요한 답변, 정보 검색, 장소·상품 추천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진=카나나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경량 온디바이스 모델 '카나나 나노'를 활용해 일부 AI 기능을 단말 안에서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카카오톡처럼 민감한 대화 데이터가 오가는 서비스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반응 속도를 함께 고려한 구조다.
문제는 이런 형태의 AI 서비스가 출시 이후부터 더 많은 기술 과제를 만든다는 점이다. 온디바이스 AI는 지원 기기 확대를 위해 메모리 최적화, 모델 경량화, 단말별 성능 테스트가 계속 필요하다.
AI가 먼저 말을 거는 구조에서는 잘못된 맥락 판단이나 과도한 개입이 이용자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추천 로직과 호출 조건을 계속 조정해야 한다.
또한 카카오톡 안에서 검색·추천·결제까지 이어지는 에이전트 구조를 만들려면 모델팀, 카카오톡 클라이언트 개발팀, 검색·커머스·페이 조직, 보안·개인정보 담당 조직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
◆파업 리스크, 개발 중단보다 '반복 개선'에 부담
노사 갈등이 AI 조직에 줄 수 있는 영향도 이 지점에서 구체화된다. 물론 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카나나 개발이 즉시 중단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AI 서비스는 한 번 출시하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이용자 반응을 바탕으로 매주·매월 품질을 조정하는 운영형 서비스다. 내부 갈등이 길어지면 신규 기능 배포 일정, 실험군 운영, 품질 평가, 장애 대응, 데이터 라벨링과 검수, 보안·법무 검토 같은 반복 작업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5월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카카오의 핵심 플랫폼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에서 일반 AI 앱보다 운영 부담이 크다. 답변 품질이 낮거나 추천 타이밍이 어긋나면 단순 기능 오류를 넘어 카카오톡 이용 경험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술 조직 입장에서는 모델 성능 개선과 동시에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안정화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노사 갈등으로 구성원 피로감이 커지거나 의사결정 라인이 위축되면 빠른 실험과 수정이 중요한 AI 서비스의 고도화 속도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카나나 같은 서비스는 모델을 한 번 잘 만들어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이용자 반응을 보면서 계속 고쳐나가는 운영형 AI에 가깝다"며 "파업이 곧바로 개발 중단을 의미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신규 기능 배포나 품질 개선·서비스 안정화처럼 여러 조직이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작업에는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나나 2.5나 카나나 나노 같은 기술 고도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카카오톡 안에서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험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지금 같은 시기에는 기술 경쟁력만큼이나 내부 협업 체계와 조직 신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AI 전환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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