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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큰 손들, 비트코인 대신 반도체 산다?…BTC 7만4000달러대 밀려 [주간 블록체인]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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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9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고 초대형 투자자 매도까지 겹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30일(현지 시간)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투자 자금 이탈과 대형 투자자 매도가 동시에 나타나며 비트코인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온체인 분석가 카르멜로 알레만은 크립토퀀트 퀵테이크에서 비트코인 실현시가총액이 지난 1월 19일 약 1조1200억달러에서 최근 1조800억달러로 3.63% 줄었다고 밝혔다. 400억달러 이상이 시장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실현시가총액은 각 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했을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가치를 산정하는 지표다. 실제 시장에 유입된 자금 규모를 보여준다. 이 지표가 가격과 함께 하락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자산을 보유하기보다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은 1만 BTC 이상을 보유한 초대형 지갑의 움직임이었다. 이른바 ‘혹등고래’로 불리는 이들은 지난 5월 11일부터 28일까지 약 61만2753 BTC를 집중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매도 물량이 현물 시장에 쏟아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내렸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8만2365달러를 기록한 뒤 10% 이상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 시간 31일 오전 10시 15분 기준 비트코인은 7만4000달러 안팎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현물 ETF 시장에서도 기록적인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5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빠져나간 자금은 총 28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27일 하루에만 7억3343만달러가 유출됐다. 올해 최대 규모이자 역대 다섯 번째로 큰 하루 순유출이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서만 5억2784만달러가 빠져나가며 유출세를 주도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갤럭시 리서치는 “이번 대규모 자금 이탈로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연간 누적 순유입액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출을 단순한 차익 실현이 아닌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인공지능(AI) 관련 미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 자금이 가상자산에서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는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미국 증시 AI 관련 종목으로의 자금 집중이 ETF 유출을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미국 증시는 매그니피센트7(M7) 등 AI 관련 기술주가 상승세를 이끌어 왔있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7568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존 고래로 분류되는 1000~1만 BTC 보유 지갑의 잔고도 줄고 있다. 감소 속도는 2022년 하락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돌핀’으로 불리는 100~1000 BTC 보유 계좌의 잔고 증가세 역시 장기 이동평균선을 밑돌기 시작했다.

장기 보유자(LTH)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580만 BTC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크립토퀀트는 이를 긍정적 신호로 보지 않았다. 크립토퀀트는 “장기 보유량 증가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산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매수세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단기 보유자 물량도 줄었다. 단기 보유자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지난해 12월 640만 BTC에서 현재 420만 BTC 수준으로 감소했다. 신규 투자자와 단기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도 빠르게 식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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