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테이블코인 커지면 은행 대출 줄어든다…예금 이탈 경고등

김남규 기자

인공지능이 제작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은행업의 예금 기반과 대출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금융브리프 논단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될 경우 은행의 핵심 기능인 예금 수취, 신용 창출, 결제 중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국채,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해 가격 변동성을 줄인 디지털자산이다. 24시간 송금, 자동 결제, 국경 간 즉시 이체가 가능해 기존 은행 결제·송금 기능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구매가 늘면 은행 예금이 줄고, 해당 자금이 발행사의 준비금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은행의 유동성과 대출 재원이 줄어 신용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 결제 기능 일부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넘어가면 은행의 수수료 수익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은행업은 높은 예대율 구조 때문에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주요 시중은행의 원화 예대율은 100~110%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보다 높다. 예금이 줄면 은행은 대출을 줄이거나 은행채 등 도매 자금 조달을 늘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영향권에 있다. 요구불예금 의존도가 높은 인터넷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기능을 대체할 경우 저원가 조달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규제 설계의 핵심 변수로 발행 주체 허용 범위, 준비금 관리 방법,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의 관계 설정을 꼽았다. 준비금 일부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면 스테이블코인 성장과 은행 예금 기반을 함께 유지할 수 있지만, 준비금을 국채나 MMF 등 비은행 자산으로만 운용하면 예금 감소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설계는 금융 안정과 혁신 촉진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며 “은행업계도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안에서 역할과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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