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현대차 투자·테슬라 공장 유치까지…지방선거, 車 공약 뜨거운 경쟁

윤서연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인 5월29일 충북 청주 창신초등학교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29일 전국에서 시작된 가운데 각 지역 후보들이 자동차 산업과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차 공약을 앞세워 표심 공략에 나섰다. 평택·새만금·대구·광주 등 주요 산업 거점을 중심으로 미래차·물류·반도체 전략이 쏟아지면서 ‘산업 유치 전쟁’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물류 핵심 거점인 경기 평택에서는 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며 자동차 산업 공약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기 평택을 지역구에서는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자동차·물류 산업 고도화를 위한 ‘글로벌 AI 넥서스’ 구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역 내 생산되는 AI 반도체를 활용해 자동화 항만 물류 시스템과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시험도로 실증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 기술 표준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최원용 평택시장 후보와 김용남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는 지난 15일 KG모빌리티 노동조합을 찾아 정책 간담회를 진행하며 지역 제조업 활성화와 고용 안정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 후보는 업무용 차량 구매와 친환경차 보급 과정에서 지역 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지원책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투자 기대감이 커지는 전북 새만금 역시 주요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후보는 현대차 투자 유치와 새만금 개발을 연계한 AI·수소 산업 육성 공약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침체된 군산 경제 회복을 위해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미래 산업 구조 전환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새만금 개발청장 출신이라는 행정 경험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기업 계획에만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 경제 회복론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전북도지사 후보는 새만금에 200조원 규모 AI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차별화해 로봇용 AI 반도체 중심 생태계를 구축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또 AI 기술을 로봇·모빌리티 산업과 결합한 피지컬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현대차 9조원 투자를 조기에 끌어내는 동시에 새만금항·새만금국제공항·인입철도를 연결한 ‘트라이포트’ 구축으로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는 현대차 투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새만금 내 원자로 구축과 에너지 자립 기반 확보를 공약했다. 새만금을 규제자유특구로 전환해 첨단 산업 기업들이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영·호남 주요 도시에서도 미래차 산업 유치 경쟁은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테슬라 아시아 제2공장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구를 ‘완성차 20만대 생산 도시’로 육성하겠다며 부지 지원과 세제 혜택 방안도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역시 현대차 등 대기업 투자 확대와 제조업 AI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계·금속·자동차 부품·섬유 산업에 AI를 접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등이 공동 정책 발표를 통해 광주 자동차 산업을 AI 미래차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행정과 산업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AX 도시’ 구축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노동계와 진보 정치권의 산업 정책 연대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인천지부·대전충북지부는 이날 서울 정의당사에서 신호등 연대를 결성한 진보정당들과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오는 2028년 산업은행과 제너럴모터스(GM) 간 주주 간 계약 종료를 앞두고 국내 생산 거점 유지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생산 기반 유지·고용 안정·지역 공급망 보호·산업 전환 대응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담겼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공장 유치나 투자 확대 공약은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이라며 “업계에서는 현실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생산 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로 해외 생산과 시장 공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공장 유치 자체보다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전투표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등 신분증만 있으면 참여할 수 있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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