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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발목 잡는 'IT 재코딩'… SAS, 단일 플랫폼으로 병목 푼다

이상일 기자

하오 첸 SAS AP 보험리스크솔루션 어드바이저가 보험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확장·거버넌스를 아우르는 전사 디시전 플랫폼 소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SAS가 보험사의 보험료 산정과 언더라이팅 의사결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전사 의사결정 플랫폼 전략을 제시했다. 보험료 계산 기준표와 인수 규칙을 운영 시스템에 다시 코딩하는 기존 방식을 줄이고, 모델·룰·시뮬레이션·배포·감사 추적을 단일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하오 첸 SAS AP 보험리스크솔루션 어드바이저는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보험사의 시장 출시 기간을 늦추는 주요 요인으로 ‘IT 재코딩 의존 구조’를 지목했다. 그는 “손해보험사에서는 보통 보험료 계산 기준표를 엑셀 형태로 만들고, 계리사와 현업 부서가 이를 보면서 합의한다”며 “합의가 끝나면 해당 테이블을 IT 부서에 전달하고, IT가 보험료 계산 로직이나 엔진을 개발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첸 어드바이저는 기존 보험료 계산 엔진이 내부 IT 부서에서 개발되거나 외부 서드파티를 통해 구축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변경이 발생할 때다. 그는 “보험료 계산 엔진 설정을 바꾸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IT 부서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인력, 리소스, 업무 우선순위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SAS가 제시한 방식은 보험료 계산 로직과 인수 규칙을 SAS 플랫폼 안에 통합하고, 이를 프론트엔드 견적 시스템과 API로 연결하는 구조다. 첸 어드바이저는 “ “SAS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과 연동되어 의사결정 및 계산 로직을 처리하는 디시저닝 레이어(Decisioning Layer) 역할을 수행한다”며 “관련 모델과 로직이 시스템 안에 통합돼 있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재코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PI 콜도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보험료 계산도 실시간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사결정 흐름이 운영 시스템에 게시되면 견적 시스템이 API를 통해 해당 로직을 호출하고, 플랫폼이 보험료를 계산한 뒤 다시 API로 결과를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특정 연령대 고객의 손해율이 악화돼 보험료 가산이 필요할 경우, 해당 변경 사항을 디시전 플로우에 반영하고 게시하면 변경된 로직이 운영 환경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배포 95% 단축"…2~3일 내 보험료 계산 방식 변경

이러한 흐름을 도입하게 되면 보험사는 ‘95% 이상 배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게 SAS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95% 단축은 배포 과정 단계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액션에 동의하고 이를 프로덕션에 적용하는 전체 과정은 짧게는 2~3주, 길게는 3~4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즉 SAS가 강조한 기간 단축 효과는 내부 승인, 상품 검토, 규제 대응 등 모든 절차를 포함한 전체 업무 기간이 아니라, 확정된 변경 사항을 운영 시스템에 반영하는 배포 단계의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첸 어드바이저는 기술적으로는 보험료 계산 방식 변경이 즉시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실제 보험사 환경에서는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보험료 계산 방식이 바뀌면 실시간, 즉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보험사들은 변경 이후 샘플 체크나 무작위 체크를 통해 검증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 2~3일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보험사의 경우 글로벌 보험사에 비해 기간계 시스템, 상품 팩토리, 내부 승인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복잡한 환경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이식될 수 있는지는 검토해 볼 문제다.

하오 첸 SAS AP 보험리스크솔루션 어드바이저 [사진=SAS코리아]

이에 대해 첸 어드바이저는 "내부 프로세스까지 포함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SAS는 전사적으로 사용되는 솔루션인 만큼 여러 이해관계자와 다양한 부서 사용자를 대상으로 전체 워크플로우를 고객사 프로세스에 맞춰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IT 부서는 ETL을 통해 데이터 품질을 확보하고, 모델링 또는 계리팀은 이를 기반으로 모델을 구축한다. 이후 매니저가 모델을 검토·승인하는 식으로 각 조직의 역할을 워크플로우 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첸 어드바이저는 “데이터가 들어오면 리뷰가 필요한 팀원에게 알림이 가고, 검토와 승인을 거쳐 모델 개발자에게 전달되는 흐름을 설계할 수 있다”며 “프로세스 관리와 거버넌스 통제뿐 아니라 모든 과정에 대한 감사 추적성도 제공된다”고 말했다.

첸 어드바이저는 “특히 보수적인 보험업계 고객은 한 번에 전체를 교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작게 시작해 일부 비즈니스 영역에만 적용하거나, 여러 보험 상품 중 일부를 파일럿 프로젝트로 선택해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프로세스 중 일부 프로세스에만 적용하는 방식도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업 책임 커진다… "분석·결정 넘어 실시간 실행까지"

시스템 도입에 따른 현업과 IT의 역할 변화도 보험사로선 검토할 만한 문제다. SAS 플랫폼 도입으로 보험료 산정 로직을 계리·상품·언더라이팅 부서가 더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첸 어드바이저는 “비즈니스 의사결정권은 항상 현업 쪽에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IT는 빠르게 변경 사항이 배포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며 “비즈니스 현업, 애널리스트, 계리 쪽의 책임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는 기반 분석이나 의사결정까지만 책임졌다면, 이제는 실시간 실행까지 책임 영역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권한이 일방적으로 IT에서 현업으로 넘어간다기보다, 현업의 의사결정이 운영 실행 단계와 더 밀접하게 연결되는 구조로 해석된다.

시스템의 속도와 편의성이 강조되는 만큼 오류 발생 가능성과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첸 어드바이저는 “어떤 솔루션을 사용하더라도 오류 리스크는 존재한다”면서도 “여러 시스템과 여러 플랫폼에 걸쳐 있는 경우 리스크가 더 높다. 이유는 재코딩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직을 다시 살펴보고 수작업으로 코딩해 보험료 계산 엔진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오류 가능성이 커진다”며 “SAS는 로직 재작성(recoding)을 최소화하고 플랫폼 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검증 방식도 수작업 중심에서 자동화된 테스트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는 보험료 계산 엔진에 테스트 케이스를 수작업으로 입력하고 생성된 보험료를 확인해야 했다”며 “SAS 시스템에서는 샘플 테스트 케이스를 업로드하면 내장된 로직에 기반해 보험료가 자동 계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50명에서 100명 정도의 고객 프로파일을 배치로 올리면 테스트 결과가 생성되고, 비즈니스 부서가 이를 크로스체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사가 실제로 체감하는 병목은 모델 개발 이후 운영계 반영, 검증, 승인, 감사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다. SAS는 이 과정을 단일 의사결정 플랫폼으로 묶어 보험료 산정과 인수 규칙 변경의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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