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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7만3000달러선 붕괴…美·이란 긴장 속 13억달러 '고래 매도' 폭탄

조윤정 기자

[ⓒ 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미·이란 평화 협상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겹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7만3000달러선 아래로 급락했다.

28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 시간 오후 2시 5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3.93% 하락한 7만29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꼽힌다. 애초 이란 국영 방송을 인용해 미·이란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이 마련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초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운항을 정상화하는 대신,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인근 주둔 미군을 철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악관이 즉각 반박에 나서며 분위기는 급랭했다. 백악관의 공식 신속대응 계정은 "이란 관영 매체의 보도는 완전히 조작된 거짓"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27일(현지시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란은 협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며 "지금 당장도 '좋은 협상(good deal)'은 할 수 있지만, '위대한 협상(great deal)'이 아니라면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최근 양국 간 수차례 방공 미사일 및 보복 공습이 오간 가운데 간접 협상은 지속되고 있으나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가상자산 시장 내부의 수급 악화가 낙폭을 키웠다. 특히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쉐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Shares Bitcoin Trust, IBIT)'에서 발생한 대규모 블록딜(장외 대량매매)이 치명타였다.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프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용 다크풀(비공개 장외 거래소)에서 약 13억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IBIT 주식 블록딜이 체결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투자플랫폼 넥소 디스패치의 데시슬라바 이아네바 애널리스트는 "최근 2주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총 17억4000만달러가 빠져나갔으며, 이 가운데 12억9000만달러 규모의 IBIT 다크풀 블록딜이 포함됐다. 해당 거래는 비트코인 가격을 장중 7만8000달러선에서 7만6000달러 아래로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체 ETF의 순자산 가치는 여전히 984억달러(비트코인 전체 시총의 약 6.5%)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의 장기 투자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의 약세는 이날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달 초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점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주목하는 물가 지표인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발표로 향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극히 낮게 점치고 있다. 오히려 중동 긴장 고조로 유가가 추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경우,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전망 속에서 이날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예상했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이 제때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고,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에 비해 안정적인 고수익 채권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에는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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