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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마운자로, 일부 암 진행 억제 가능성…“추가 연구 필요”

이안나 기자

잽바운드와 위고비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비만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약물이 일부 암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다만 해당 연구들은 환자 진료 기록을 바탕으로 한 관찰 연구로 실제 항암 효과를 확인하려면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암 연구소 연구진은 초기 암 진단을 받은 뒤 GLP-1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한 환자 1만명 이상을 추적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다른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군과 비교해 암 진행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GLP-1 약물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암이 전이되거나 진행성 질환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더 낮게 나타났다. 폐암 환자의 경우 진행성 질환으로 악화한 비율은 대조군 22%였지만 GLP-1 복용군은 10% 수준이었다. 유방암 환자에서도 대조군은 20%, GLP-1 복용군은 10%로 차이를 보였다.

대장암과 간암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가 확인됐다. 다른 보도에 따르면 초기 암 환자 1만2112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GLP-1 약물을 사용한 폐암·유방암·대장암·간암 환자는 글립틴 계열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보다 4기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38~50% 낮았다. 반면 전립선암, 췌장암, 신장암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GLP-1 계열 약물은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이후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위고비, 오젬픽, 마운자로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GLP-1 약물이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 염증 완화 등을 통해 암 진행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암세포가 성장하고 퍼지는 과정에서 종양 주변 염증과 지방 조직이 영향을 줄 수 있는데, GLP-1 약물이 이런 환경을 바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방암과 관련한 별도 연구들도 비슷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가 13만7000명 이상 유방암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GLP-1 약물 복용자의 5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비복용자 89.5%보다 높게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에서는 유방 영상을 촬영한 여성 약 9만5000명을 분석한 결과 GLP-1 복용군의 유방암 진단 가능성이 약 25%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현재까지 나온 연구들은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환자들이 이미 당뇨병이나 비만 치료 목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고 연구진이 이후 진료 기록을 비교해 경향성을 확인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암 진행 위험 감소가 약물 자체의 효과인지, 체중 감소나 대사 개선에 따른 간접 효과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전문의 처방 없이 암 치료 목적으로 GLP-1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GLP-1 약물은 위장관 운동을 늦춰 다른 약물의 흡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기존 항암제나 다른 치료제의 효과와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 정제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승인 권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집행위원회의 최종 판매 허가 절차를 거치면 유럽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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