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비트코인, 7만5000달러선까지 밀려…美 ETF 유출·규제 제동에 ‘털썩’ [주간 블록체인]

조윤정 기자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대규모 자금 유출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토큰화 주식 도입 연기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한 달 만에 7만5000달러(약 1억1393만원)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24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 달 만에 처음으로 7만5000달러선을 하회하며 7만4255달러(약 1억1280만원)까지 밀렸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8만달러선 위에서 거래됐던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코인마켓캡 기준 한국 시간 이날 오전 4시5분 현재 비트코인은 7만5700달러(약 1억1500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알트코인 시장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ETH)은 24시간 전 대비 1.12% 하락한 2069달러(약 314만원)선까지 내려앉았고, 솔라나(SOL) 역시 0.73% 떨어지며 84달러(약 12만8000원)선에 머물렀다.

이번 급락으로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발생한 강제 청산 규모는 총 8억1400만달러(약 1조2360억원)에 달한다. 특히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매수) 포지션' 청산 규모가 6억8700만달러(약 1조435억원)로 대부분을 차지해 대규모 투매를 촉발했다.

◆美 SEC '토큰화 주식' 발표 연기…기존 금융권 반발에 제동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의 주요 도화선으로 SEC의 규제 불확실성을 지목하고 있다. SEC는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주식 거래를 허용하는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프레임워크' 발표를 전격 연기했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미국 주식을 토큰 형태로 변환해 블록체인상에서 24시간 빠르고 저렴하게 거래·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SEC는 이르면 이번 주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전통 증권 거래소와 규제 당국이 투자자 보호 및 시장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발표가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개기업의 동의 없이 제3자가 토큰을 발행하는 이른바 '제3자 토큰' 허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토큰화 주식이 해외 범죄 세력이나 제재 대상 국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오스틴 캠벨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토큰 보유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배당금 지급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북한 같은 제재 대상에 배당금이 흘러들어가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TF 자금 이탈·국채 금리 상승도 가격 하락 압력 가중

규제 리스크와 맞물려 기관 자금의 급격한 이탈도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수요는 현재 올해 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최근 2주간 누적 순유출 규모가 20억달러(약 3조380억원)를 넘어섰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 데이터 기준으로 6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시장의 가격 하락 압력을 높이고 있다. ETF 자금이 유출될 경우 운용사들이 보유 비트코인을 매각해야 하는 구조상, 가격 하락이 추가 유출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거시경제 환경 변화도 가격 하락 압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기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켰고, 이는 ETF 자금 유출로 이어지며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내리는 연쇄 메커니즘이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디에고 마르틴 옐로우 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와 달리 지정학적 충격이나 거시경제 변수가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 충격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며 "전달 구조가 기관 중심으로 이동해,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지고, 이에 따른 ETF 자금 유출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간접적 메커니즘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