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현장] 한국인 5명 중 1명이 찾은 예산시장…더본이 이끈 상생 모델

유채리 기자

5월21일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예산시장 내 가게에 손님들이 줄 서있다. [사진=유채리기자]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충남 예산군은 본래 인접 지역인 서산이나 태안을 가기 위해 잠시 거쳐 가던 경유지였다. 그러던 예산군이 이제는 '가야 할 곳'이 됐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2018년부터 예산군과 함께 손잡고 진행한 '예산시장 활성화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부터다. 5월25일 기준 예산시장은 지난 2023년 1월 본격적인 개장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인 2025년 상반기 누적 방문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인구 5명 중 1명 꼴로 예산시장을 찾은 셈이다.

지난 21일 오후 1시께 찾은 예산시장은 평일 오후임에도 활기가 넘쳤다. 중앙 장터광장에는 단체 모임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고 예산 사과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카스테라, 사과파이, 사과약과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대전에서 방문한 한 관광객은 "지역 상권이 활성화된 모습이 보기 좋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녀들과 함께 식사하고 있던 A씨도 "거리가 있지만 음식이 맛있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좋아 자주 온다"고 전했다. 과거 하루 유동 인구가 7~8명에 불과했던 전통시장이 주말 평균 3000명 이상이 찾는 곳으로 거듭난 배경이다.

5월21일 방문한 더본외식산업개발원 예산중앙센터 내 종합 실습실 내부 모습. [사진=유채리기자]

◆ '더본외식산업개발원'이 심은 지속가능한 지역 경제 생태계

예산시장의 탈바꿈에는 지역 특산물 중심의 메뉴 개발과 체계적인 컨설팅이 뒷받침됐다. 그 중심에는 지난 2021년 설립된 '더본외식산업개발원 예산중앙센터'가 있다. 센터는 원주민과 청년 창업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사과, 꽈리고추 등 예산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조리 교육과 매장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관 내에는 베이커리 및 바리스타 실습장, 종합요리 실습장 등 전문 인프라를 갖춰 체계적인 인력 양성을 돕는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소도시들은 각자의 특산물을 바탕으로 지역 축제와 식문화를 발달시킨 것과 달리 국내는 지역 상권이 침체된 경우가 많았다"며 "전국 각지의 인구 소멸 위기 지역에 맞춤형 외식 창업 플랫폼을 확산시켜 상권을 회복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초창기 10여개에 불과했던 예산시장 내 매장은 현재 80개로 대폭 늘어났다.

◆ 청년 창업가부터 환갑 시니어까지 어우러진 일자리 선순환

예산시장의 또 다른 성과는 외지 청년들과 지역 원주민, 시니어 계층이 어우러진 지속가능한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방송을 통해 백 대표와 인연을 맺고 2020년 예산시장에 '골목양조장'을 연 경기 시흥 출신의 박유덕 대표(37)가 대표적이다. 그는 예산에서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며 지역에 정착했다.

김국헌 대표가 5월22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유채리기자]

외지 출신 청년 창업가인 손우성(44), 양경민(29), 김국헌(33) 대표 역시 예산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며 자발적으로 지역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사비로 6m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터광장에 설치하거나 공용 의자를 비치하는 등 이벤트를 기획하며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이돌 출신인 김국환 대표는 "이전 일은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 지칠 때가 있었는데 여기에서 일하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도 무언가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프로야구 투수 출신인 양경민 대표도 "누구에게나 제2의 인생이 있다"며 "이를 좋은 기회로 일찍 시작할 수 있었다. 저 역시 이곳에서 좋은 추억을 쌓고 있는 만큼 방문하는 분들도 좋은 추억을 쌓고 자주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생의 온기는 지역 원주민과 시니어 일자리로도 이어지고 있다. 3년 전 시장에 입점해 꽈매기 매장을 운영 중인 원주민 이신복(47) 대표, 장터광장의 환경 미화를 담당하는 '깔끄미사업단'의 김백우(60)씨가 대표적이다.

더본코리아는 이 외에도 시장 내 청년 매장을 공개 모집해 2년 단위로 운영하며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르면 졸업시킨 뒤 새로운 창업자를 발굴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회사는 예산 시장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브랜드 가치를 연결하는 활동을 전국으로 확장 중이다. 이미 문경센터(2024년)와 군산센터(2025년)를 개원해 각각 지역 수산물과 바베큐 등을 접목한 상권 개발에 나섰으며 올해는 경부 신규 거점인 상주 센터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침체된 지역 상권을 회복시키기 위한 '다시온(다시 시장에 온기) 프로젝트'를 본격 전개하고 있다"며 "외식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특산물 축제, 청년 창업 및 관광 자원화 프로젝트를 연계해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의 자생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채리 기자
c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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