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가중치 규제가 생산적 금융 막는다”…은행권, 건전성 체계 손질 요구

5월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기관 건전성 규제와 생산적 금융' 세미나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중이다. [사진=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은행의 생산적 금융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위험을 강조하는 대신 효율적인 자율 배분을 고려한 건전성 체계 손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이하 금융연)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기관 건전성 규제와 생산적 금융’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석기 금융연 선임연구원은 개별 리스크 중심의 위험가중치 체계가 금융의 생산적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금융위기 가능성 등을 줄이기 위한 은행 건전성 규제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바젤3 최종안의 표준방법 강조가 지나칠 경우 은행들이 가중치가 낮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유인이 커져 생산적 금융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젤 표준방법에는 주식에 대해 250% 위험가중치가 기본이고 일부에만 400% 위험가중치를 적용하지만, 한국은 400% 위험가중치를 기본 적용하고 있다. 영국은 모든 주식에 250% 위험가중치를 적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에도 바젤 규정보다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은행 내부 자금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주요국 규제 개편 동향과 국내 경제 여건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은행 건전성 제고와 자원 배분 효율성이 양립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윤여준 PwC컨설팅 상무도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은행지주회사 차원의 규제 정합성과 실행 체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윤 상무는 “생산적 금융은 단일 분야 자본 공급이 아닌 실물경제의 다층적 자본 수요를 포괄하는 통합적 자본 배분 체계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일부 국가는 위험가중치 차등 적용, 전용 펀드 제도, 정부 리스크 분담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해 생산적 분야로의 자본 공급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적 금융 확대는 자본 규제 수준의 완화가 아닌, 규제 운영 체계의 정합성 제고와 포용·상생 실행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배창욱 하나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이 바젤3 표준하한(아웃풋 플로어) 적용이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아웃풋 플로어는 내부등급법(IRB) 사용 시 표준방법(SA) 대비 위험가중자산(RWA)이 일정 비율(72.5%) 이상이 되도록 설정하는 제도다. 바젤3 최종안 도입국들이 단계적으로 시행 중이다.
배 그룹장은 “생산적 금융 실행이 금융사 RWA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당국에서 제도적으로 많이 도와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아웃풋 플로어를 65%, 내년 70%, 내후년에 72.5% 적용할 예정”이라며 “금융지주는 표준법 적용으로 큰 영향은 없지만, 은행은 관련 수치가 떨어질 수 있어 이러한 부분을 당국에 부탁드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문영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각 업권마다 금융당국이 RWA를 평가하는 기준을 통일하면 좋겠다”며 “비은행권의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에서도 위험을 감내하면서 생산적 금융을 독려하지 않더라도 통일성 있는 감독이 실행된다면 생산적 금융이 더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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