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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1조원대’ 몸값 낮춘 롯데손보…매각 판도 가를 금융위 결정 ‘초읽기’

조윤정 기자

[사진 = 롯데손보]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롯데손해보험의 운명을 가를 시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안으로 롯데손보가 제출한 수정 경영개선계획의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롯데손보는 지난달 30일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한 세부 이행방안을 담은 수정 경영개선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지난 1월 제출한 초안이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부족을 이유로 3월 금융위에서 불승인 처리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적기시정조치 관련 규정상 금융위는 계획서 제출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감독 절차가 아니다. 롯데손보의 규제 불확실성을 덜어낼 수 있을지, 나아가 매각가 하방선과 협상 주도권이 어디로 기울지를 가를 변수다. 금융위가 수정 계획을 승인하면 매각 협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반대로 불승인 시 적기시정조치 격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매자 측의 가격 조정 명분이 커질 수 있다.

◆보험영업 흑자에도 적자 전환…실적 변동성이 가격 변수로

지난 15일 공시된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보험영업 개선과 투자 부문 부진이 엇갈렸다. 1분기 보험영업이익은 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112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미래 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1분기 말 기준 2조5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사업비를 줄이는 등 비용 관리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투자 부문에서 557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가 겹치며 금리가 변동했고, 안전자산인 금리부자산 채권에서 평가손이 집중됐다. 결국 1분기 전체 실적은 영업손실 285억원, 당기순손실 19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변동성이 커진 만큼 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 조정 명분이 생긴 셈이다. 보험 본업은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투자 손실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면서 롯데손보의 수익 안정성을 둘러싼 눈높이도 낮아질 수 있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경영개선 요구도 부담이다. 1분기 말 잠정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64.4%로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30%를 웃돈다. 그러나 금융위는 지난 3월 조치 수위를 ‘경영개선요구’로 격상하며 사업비 감축, 인력·조직 운영 개선, 부실자산 처분 등 추가 조치를 요구했다. 단순 지급여력비율보다 자본의 질과 향후 규제 부담을 당국이 더 엄격하게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한 차례 사업비 감축을 단행한 상황에서 인력과 조직을 추가로 줄이면 영업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직 위축이 신계약 감소로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핵심 경쟁력인 CSM 성장세가 둔화되고, 보험 본업의 이익 창출력도 떨어질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 전반에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 재무 지표 개선과 현장 영업력 유지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규제 이행과 기업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아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추가 자금 여력 제한…승인 땐 협상 탄력, 불승인 땐 원매자 우위

롯데손보 매각을 둘러싼 대주주의 시간표도 촉박해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지분 77%를 보유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인수 당시 3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뒤 추가 자금 투입 없이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을 보강해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금융위가 기본자본 K-ICS 비율 기준을 50%로 설정하고, 미달 시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하는 기본자본규제를 도입하는 만큼 임시방편식 자본 확충은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주주의 추가 자금 투입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금융위 결정은 매각 작업의 속도와 가격 눈높이를 동시에 흔드는 변수가 됐다.

JKL파트너스는 지난달 매각 주관사를 JP모건에서 삼정KPMG로 교체하고 잠재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하는 등 매각 재시동에 나섰다. 과거 고수하던 2조원대 몸값에서도 물러섰다. 원금 회수 마지노선인 1조원대 초중반까지 희망 매각가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수정 계획을 승인하면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한국금융지주 등 잠재 원매자와의 협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불승인 처리가 내려지면 영업 일부 양도나 강제 매각 압박이 수반되는 적기시정조치 격상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원매자 측이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JKL파트너스의 매각 협상력은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승인 여부는 롯데손보의 규제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는지뿐 아니라 입찰 개시 시점과 가격 눈높이를 함께 흔들 수 있는 변수”라며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대주주의 협상 여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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