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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상영금지 가처분 심문…"역사적 사실 저작권 보호대상 아냐" 제작사

조은별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사진=쇼박스]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1686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의 상영금지가처분 심문이 진행됐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신명희 부장판사)는 19일 미방영 드라마 '엄흥도'의 시나리오 작가 유족이 ‘왕사남’ 공동 제작사인 온다웍스와 주식회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쇼박스 등을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을 열었다.

앞서 유족 측은 영화에서 음식을 거부하던 단종이 엄흥도의 권유로 마음을 여는 과정, 낭떠러지에서 투신하려는 단종을 엄흥도가 구하는 설정, 실제 역사 속 여러 궁녀를 ‘매화’라는 단일 인물로 설정한 것과 실제 아들이 셋이었던 엄흥도의 자녀를 외아들로 각색한 지점을 놓고 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양측은 작품의 핵심 서사구조와 설정의 유사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유족 측이 제기한 유사성은 총 7가지다. 유족 측은 유배된 단종이 음식을 거부하다 마음을 열고 특정 음식을 먹는 설정(영화는 올갱이국, 시나리오는 메밀묵), 엄흥도가 단종의 반응을 마을 사람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전개, 절벽에서 투신하려는 단종을 엄흥도가 만류하는 장면, 엄흥도의 자녀를 외아들로 압축하거나 궁녀들을 단일 인물로 각색한 점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두 작품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가처분을 신청할 법적 권리(피보전권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족 측이 표절 근거로 내세운 단종의 폐위나 엄흥도의 시신 수습 등은 “역사적 사실에 그쳐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유족 측 시나리오가 엄흥도의 충절과 순절에 무게중심을 둔 반면, 영화는 인물 간의 관계 설정, 갈등이 전개되는 방식, 결말에 이르는 과정까지 서사 구조가 본질적으로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소재나 주제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유족 측이 침해를 주장한 7가지 창작적 요소에 대해 제작사 측의 반박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양측에 지시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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