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업보다 실적 본다”…삼성전자, 증시 급락 속 나홀로 상승

김남규 기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장중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장 방어주 역할을 하고 있다. 노조 파업 우려보다 메모리 업황 개선과 실적 기대감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0일 오전 삼성전자는 장중 28만1000원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오전 11시 기준 주가는 27만9000원으로 전일 대비 1.27% 상승했다. 반면 같은 시각 코스피는 1% 넘게 하락했고, SK하이닉스와 현대차, 삼성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시가총액 종목 상당수는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조정을 거치며 파업 리스크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우려와 성과급 불확실성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며 “이제는 2분기 실적 개선 강도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증권가는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서버 D램과 기업용 SSD 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메모리 확보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메모리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은 미국 주요 빅테크 4사의 올해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77% 증가한 7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1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부터 ‘선수주-후생산’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수익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국내 증시는 미국 장기금리 급등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67%, 30년물 금리는 5.19%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은 성장주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10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외국인 수급 방어축 역할을 하며 반도체 업종 내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미국 금리 급등과 외국인 매도세가 동시에 겹치며 대부분 기술주가 흔들리는 장세”라며 “삼성전자는 파업 우려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더 크게 반영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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