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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데이터 없으면 입찰 제한”…車부품업계 “대응 체계 갖춰야”

윤서연 기자

이재용 리뉴어스랩 대표가 5월20일 자동차조합에서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서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유럽연합(EU)의 자동차 산업 환경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도 탄소 데이터 관리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친환경 흐름을 넘어 향후 수출·입찰 과정에서 관련 데이터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조찬세미나를 열고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와 자동차 부품기업 대응 방안’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지난해 말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자동차 산업 패키지 이후 공급망 탄소 데이터 관리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겉으로는 ‘2035년 자동차 부문 탈탄소 전환 목표’가 일부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탄소배출권 구매·배터리 인증·보조금 체계 등이 공급망 탄소 데이터와 연결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구체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재용 리뉴어스랩 대표는 “환경 규제는 단순히 환경 보호 차원이 아니라 산업과 무역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제는 기업 경영 차원에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주요 변화로 꼽았다. EU 역내보다 상대적으로 탄소 규제가 낮은 국가에서 생산된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해 사실상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구조다.

자동차 부품업계도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가 공급망 탄소 데이터를 요구하면 1차 협력사·2차 협력사·원소재 업체까지 관련 정보 제출 요청이 이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OEM에서 탄소 데이터를 검증된 형태로 제출하지 않으면 입찰이 제한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경영진이 직접 대응 시점과 투자 방향을 판단해야 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도 대응은 시작됐다. 이 대표는 “국내 OEM 업체들도 협력사 대상 탄소배출량 산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단순 교육을 넘어 실제 데이터 제출과 검증 체계 구축 요구가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U 규제는 앞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강화될 전망이다. 올해 탄소국경세가 본격 시행되고 나면 2027년부터는 디지털제품여권(DPP) 제도가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제품 생산부터 운송·폐기까지 전 과정 데이터를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2028년 이후로부터는 스코프(Scope)3가 적용되면서 자동차 공급망 전체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대응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합 조사 결과 응답 기업 84.2%가 전담 인력·예산 부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납품처별 상이한 플랫폼과 데이터 입력 방식도 부담 요소로 언급됐다.

이 대표는 “지금은 규제를 막연히 부담으로 보기보다 우리 회사가 어느 수준까지 준비돼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철강·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미리 대응 체계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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