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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또 실패할 것 같다”…냉소 나오는 배달앱 수수료인하 논의

왕진화 기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사진 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4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입점업체 수수료 및 배달비 부담 완화를 위한 배달앱 사회적대화기구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왕진화기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배달앱 수수료 인하를 논의하겠다며 출범한 사회적대화기구가 결국 또 다시 공회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과 입점업체, 소상공인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출범 초기부터 실질적인 합의 도출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지난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역시 장기간 논의 끝에 제한적인 합의안만 남긴 채 마무리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회적대화기구에는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같은 플랫폼 기업부터 외식업 단체, 프랜차이즈 협회, 가맹점주 단체, 소상공인 단체까지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는 애초부터 하나로 모이기 어려웠다.

일부 단체는 하위 구간 확대 등 차등 수수료 완화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업주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거리별 수수료 개편안 역시 누구에게는 혜택이지만, 누구에게는 배달 권역 축소 우려로 받아들여졌다.

소상공인 단체들조차 한목소리를 내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 2024년 진행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당시 일부 합의에 참여했던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등이 이번 사회적대화기구에 불참하면서, 논의의 대표성과 균형감 자체가 흔들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플랫폼 기업들의 입장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추가적인 영구 수수료 인하에 난색을 보이며 재무 부담과 사업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무료배달 경쟁과 라이더 비용 부담 속에 수익성 압박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자영업자들 역시 높아진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을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양측 모두 생존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장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생협의체 역시 100일 넘는 논의 끝에 사실상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수수료를 둘러싼 입장차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고, 일부 참여 주체가 이탈한 끝에 제한적인 차등 수수료안만 남았다. 이름만 달라졌을 뿐 지금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자율 협의가 공전할수록 정치권의 규제 논의는 더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기업들은 규제 강화를 우려하지만, 시장을 설득할 만한 자율적 해법 역시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대화는 출범식이나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해관계가 복잡할수록 현실적인 조율과 책임 있는 타협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배달앱 사회적대화기구는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2차 회의 일정조차 맞추지 못하며 멈춰 섰다. “또 실패할 것 같다”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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