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율 돌파’ 인텔 뛰는데… ‘파업 리스크’ 삼성, 파운드리 추격전 비상

김문기 기자

립부탄(Lip-Bu Tan) 인텔 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를 맞이해 베네시안 팔라조 호텔에서 인텔 코어 울트라 컨퍼런스를 개최한 자리에서 무대에 올라 인텔 파운드리와 제품 경쟁력의 부활을 선언했다. [사진=김문기 기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인텔(Intel)이 ‘5년 내 5개 공정 완수’의 핵심 고지인 18A(1.8나노급) 공정의 제조 안정성을 확보하며 파운드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미세공정 로드맵의 실효성을 증명해 낸 인텔의 파죽지세 속에, 파운드리 추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부 리스크와 글로벌 수주 경쟁 심화라는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한 상태다.

◆ 인텔, '18A 수율 돌파' 자신감으로 시장 압박

최근 인텔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인텔은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글로벌 PC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최첨단 18A 공정 기반의 차세대 CPU인 '코어 시리즈 3' 도입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공급망 병목을 해소하는 동시에, 자사 제조 공정이 완전히 궤도에 올랐다는 내부적 확신에 기반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립부 탄(Lip-Bu Tan) 인텔 CEO는 1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18A 공정의 수율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속도로 개선되고 있음을 공식화했다.

탄 CEO는 인터뷰에서 "가장 좋은 관행은 한 달에 7% 또는 8%의 수율 향상을 보는 것인데, 이제 그것을 보고 있다"라며, 취임 초기 부진했던 첨단 공정의 양품률이 정상화되었음을 밝혔다. 이어 그는 "파운드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핵심적인 국가적 보물 중 하나다"라며 미국 본토 중심의 반도체 자급망 구축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시장에서는 인텔이 이미 애플(Apple) 등 글로벌 빅테크와 예비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탄 CEO는 이에 대해 "다수의 고객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올해 하반기 다수의 파운드리 고객사로부터 구체적인 약정을 이끌어낼 것임을 확언했다.

더 나아가 차세대 14A(1.4나노급) 공정에서는 "TSMC와 동일한 시기"에 진입해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탈환하겠다는 선언까지 내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 노사 갈등·파업 예고 등 내부 리스크 속 수율 안착 과제

인텔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미세공정 로드맵을 증명해 내는 사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대외적인 수주 경쟁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진통으로 고전하고 있다.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기술적 발판을 마련했으나, 글로벌 팹리스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첨단 공정 수율의 조속한 안착이 여전히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첫 파업 예고 등 노사 갈등을 비롯한 내부 리스크가 부각되며 전사적인 역량 집중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반도체 라인의 특성상 미세한 공정 관리와 연속성이 필수적인 만큼, 내부적인 갈등 장기화는 기술 고도화와 대형 고객사 유치 캘린더를 촘촘하게 채우는 데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안정적인 다변화 공급처를 찾기 위해 인텔의 문을 두드리는 엄중한 시기인 만큼, 삼성전자로서는 내부 진용을 빠르게 수습하고 기술 신뢰성을 신속히 입증해야할 처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요동치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한국 반도체 대응 전략 고도화해야

인텔의 18A 수율 안정화와 미국 애리조나 신규 팹 가동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축을 아시아에서 미국 본토로 이동시키겠다는 공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탄 CEO는 "90%가 넘는 가장 진보된 프로세서가 국외에서 제조되고 있다, 그래서 그 중 일부를 다시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인텔 파운드리의 지정학적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인텔의 부상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TSMC 독주 체제에서 'TSMC-인텔'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파운드리 재도약을 노리는 삼성전자가 시장 내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내부 리스크를 조속히 진화하고, 고질적인 첨단 공정 수율 문제를 해결해 신뢰할 수 있는 양산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