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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K-드라마 역사왜곡 논란…이번엔 ‘대군부인’, 문제의 장면은?

조은별 기자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한장면 [사진=MBC화면캡처]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제작비 300억이 투입된 MBC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과 주연배우가 역사왜곡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역사왜곡 논란은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K 드라마, 나아가 K 콘텐츠 산업의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시청률 1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종영한 이 드라마는 성공적인 수치와 별개로 하루 전날 방송된 11회가 ‘역사왜곡논란’에 휘말리며 시청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문제가 된 장면은 변우석이 연기한 이안대군의 즉위식에서 신하들이 자주국의 상징인 '만세' 대신 제후국이 쓰는 '천세'를 외치고, 왕이 자주국의 황제가 쓰는 십이면류관이 아닌 중국의 신하가 쓰던 구류면류관을 쓴 장면이다.

비록 드라마가 현대 입헌군주제 독립국가가 배경인 ‘퓨전 사극’이지만 중국의 제후국이 쓰는 용어나 장식품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중국’과 엮인 역사왜곡논란에 시청자들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SNS 등을 통해 논란이 커지자 유명 한국사 강사 최태성도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역사 용어, 복장, 대사. 역사 왜곡 논란이 매번 터지면서도 늘 그 자리"라고 지적하며 "배우들의 출연료는 몇억원을 아낌없이 지불하면서 역사 고증 비용은 몇십만원으로 대신하려 하시는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서 고증에 드는 시간은 왜 그리도 무시하시는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제 이런 고민을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 제안을 한 번 해본다"며 대본, 의상, 세트장 등을 한 번에 고증할 수 있는 역사물 고증 연구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상 이 드라마는 ‘역사왜곡논란’이 터지기 전부터 주연배우의 연기력, 좀처럼 화력이 붙지 않는 케미스트리, 엉성한 세계관과 헐거운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제기됐다.

두 주연배우 변우석, 아이유의 팬덤에 힘입어 13%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는 이와 별개라는 게 시청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드라마 말미 제기된 역사왜곡논란에 두 주연배우까지 손편지를 쓰며 고개를 숙였다.

변우석은 18일 SNS를 통해 공개한 자필편지에서 "작품에 담긴 역사적 맥락과 의미가 무엇이고, 그것이 시청자 여러분께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배우로서 연기뿐 아니라 작품이 가진 메시지와 맥락까지 더욱 책임감 있게 살펴보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됐다"며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깊이 있는 자세로 작품에 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아이유도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여러분께서 지적해 주신 드라마 속 여러 역사 고증 문제들에 있어 더 깊이 고민하지 않고 연기에 임한 점 변명의 여지 없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우리 고유의 역사에 기반한 상상력과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었던 만큼 배우로서 더욱 신중하게 대본을 읽고 공부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럽다"며 "미리 문제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비판과 의견들을 늘 기억하며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철저한 자세로 작품에 임하는 아이유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작진은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재방송 및 주문형 비디오(VOD),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상에서 문제가 된 오디오와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했다.

대본집 출판사 오펜하우스도 논란이 된 즉위식 당일 왕의 복장에 대한 묘사, '천세'라는 표현 등을 수정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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