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입 사원 채용 때 인턴, 자격증, 대외 활동 등 '스펙' 제외시켜야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청년층(15~29세)의 고용률은 43.7%로 2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청년층의 고용 한파가 2년째 장기화하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속앓이만 커지고 있다.
청년층이 고용 취약 계층이 된 원인의 하나로 대기업들의 채용 방식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신입 사원 채용 방식을 정기 공채에서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으로 바꾸면서 청년들은 또 다른 '스펙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과거 학력, 학점, 영어 점수 등의 스펙에서 인턴십, 대외 활동, 자격증, 직무 관련 프로젝트 경험 등의 새로운 스펙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탈(脫)스펙' 즉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등 학력 또는 학벌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입사 서류에 경력, 자격증 등을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취준생들은 대학생 때부터 입사 이후 직무와 직접 관련도 없는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특히 지방 출신들은 수도권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 사원 경험을 하기 위해 올라오면서 비용 부담까지 느끼고 있다.
대학 졸업을 하는데 평균 4년 4개월, 졸업 후 첫 일자리를 찾는데 11.3개월 걸리는 등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고 있다. 그나마 첫 직장도 4분의 1 가량(24.3%)은 시간제라고 한다.
대기업들이 직무 관련 역량을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으로 삼고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이른바 '중고 신입 사원'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1~2년 만에 회사를 옮기는 재(再)입사자들이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구직자들은 4~7년 경력자들이라고 한다. 올해 신입 사원을 뽑을 계획을 하고 있는 기업은 10곳 중 1곳 정도라고 하니 경력이 없으면 서류 전형 통과도 어려운 시대다.
일본은 여전히 신입 사원 공채 중심의 채용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일본 기업들은 신입 사원 채용 계획 대비 충원율이 91.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일본을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은 저출생·고령화 여파로 신입 사원만으로는 일손을 채우기 어려워지자 정보기술(IT), 요양, 간병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등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3~6개월 정도의 교육이나 연수를 통해 핵심 인력을 양성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신입 사원 교육 비용과 채용 이후 이직이 많은 것을 의식하고 있을 것이다.
경력 위주 채용 문화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로 청년층의 사회 진입 시기가 늦어지면서 결혼과 출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2월 발표한 '2024~2033년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 전망치(2.0%)를 달성하기 위해 2033년까지 122만 2000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출생 여파로 인한 노동력 부족 시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AI와 반도체 등 기술 기반 직종을 중심으로 직무 이해도가 합격 여부를 가르는 신입사원 수시 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AI 관련 업종 이외에 보건 전문가 등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는 반면 소매업이나 건설 분야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일반적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청년이나 여성 등의 잠재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업들은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채용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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