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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가처분 항고에도…방사청, KDDX 재입찰 절차 돌입

김유진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 재입찰에 착수했다. HD현대중공업이 법원 가처분 기각 결정에 항고한 데 이어 방사청이 사업 재입찰 절차를 강행하면서 KDDX 사업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방사청은 18일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재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참가 등록 마감은 오는 28일 오전 10시까지며 제안서 제출 마감은 29일 오전 10시다. 사업설명회는 오는 26일 정부과천청사 방사청 입찰실에서 열린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재입찰 참여 여부와 관련해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입찰 참여를 위해 관련한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진행된 1차 입찰은 지난 3월23일 공고돼 5월14일까지 입찰 참가 등록 기간이었지만 HD현대중공업이 1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유찰됐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다 보니 검토 절차가 지연돼 1차 입찰엔 참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KDDX 사업은 총 7조439억원을 투입해 60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이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각각 맡았다. 통상 함정 사업에서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이후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자료를 촬영·유출해 유죄 판결을 받으며 논란이 커지자 방사청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방사청은 2023년 기본설계를 마친 뒤 지난해부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전체 사업 일정도 2년가량 지연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24일 방사청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KDDX 기본설계 자료 공개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기본설계에 포함된 일부 기술·가격 정보가 경쟁사에 제공될 경우 향후 수주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자료 195개 항목 가운데 최신 공법과 신기술·제품 사양·가격 정보 등이 담긴 12개 항목을 영업비밀로 보고 해당 내용을 제외한 자료만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일 HD현대중공업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은 HD현대중공업이 주장한 자료의 영업비밀성 여부보다는 이미 자료가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제공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3월26일 이미 KDDX 기본설계 자료를 한화오션에 제공했으며 이후 5월15일께 자료를 회수하고 '제공자료 미보유 확인서'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 같은 상황을 근거로 "현 단계에서 이 사건 자료의 공개·제공금지나 회수를 명할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가격 정보 등 중요 영업비밀이 경쟁사로 넘어간 상황"이라며 "국가사업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해 다시 한번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항고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입찰 재공고를 통해 사업자 선정 절차를 다시 진행하며 KDDX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날 올라온 공고문에는 사업설명회 참석 업체에 한해 추가 비밀 자료 열람이 가능하다는 내용과 함께 보안·청렴 서약서 제출 의무 등이 포함됐다.

김유진 기자
euge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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