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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 위헌 소지 커”… 최승재 교수 “실질적 재산가치 소멸” 정부안 비판

조윤정 기자

한국경영법률학회는 5월 15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경영환경의 변화와 기업법의 입법과제’를 주제로 2026 춘계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 한국경영법률학회]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긴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정을 둘러싸고 위헌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한국경영법률학회는 지난 15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경영환경의 변화와 기업법의 입법과제’를 주제로 2026 춘계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 지난 3월 한국헌법학회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의 위헌 가능성을 지적한 데 이어, 한국경영법률학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문제 제기가 나왔다.

현재 정부는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안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20~34%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소의 공공성과 시장 영향력을 고려하면 금융시장 인프라 수준의 지배구조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해당 규제가 헌법상 재산권과 기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거래소가 성장 과정에서 형성한 기존 지분 구조를 사후적으로 강제 조정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과 신뢰보호원칙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국가나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한 민간 기업의 지분을 정부가 강제로 매각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헌법 제23조의 재산권 보장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의 강제 처분은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실질적 재산가치를 소멸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거래소와 대체거래소(ATS)는 출발점부터 다르다고 봤다. ATS는 설립 전부터 지분 분산을 전제로 규제 체계가 마련됐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이미 시장에서 지분 구조가 형성된 민간기업이라는 것이다. 기존 은행업이나 금융투자업, 한국거래소(KRX), ATS에 준하는 소유 규제를 이미 설립된 가상자산거래소에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국내에서 논의되는 수준의 직접적인 지분율 제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는 설명도 나왔다. EU와 일본, 미국 뉴욕주, 싱가포르 등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내부통제, 자금세탁방지, 이용자 자산 분리보관, 외부감사 등을 중심으로 규제 체계를 두고 있다.

한국경영법률학회는 지난 5월 15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경영환경의 변화와 기업법의 입법과제’를 주제로 2026 춘계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한국경법률학회]

최 교수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확보라는 정책 목적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다만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덜 침익적인 수단이 있다면 이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내부통제 강화, 공시 체계 고도화 등 글로벌 규범에 부합하는 방향의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도 우려가 이어졌다. 강현구 광장 변호사는 “대체거래소와 한국거래소의 경우 지분을 분산할 수밖에 없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가상자산거래소는 태생부터 스타트업으로, 이 지분을 강매한다면 향후 어떤 젊은 청년들이 창업을 시도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대주주 지분 제한을 대체할 수단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내부통제 강화를 제시했다. 그는 “대안적 방안이 있다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논의해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민 상명대 교수도 “개인이 만든 기업체가 성장했다고 해서 그 지분을 정부가 법으로 강매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상황”이라며 “가상화폐거래소는 개인이 벤처로 시작해 투자 등 과정을 거치며 개인 지분이 줄어가기도 하는 명백한 민간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단계에서 대주주 지분 제한은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가 되는 것으로, 자유시장경제 체제하에서 일어나기 힘든 파격적인 입법 제안이라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며 “규제 가능성은 추후 논의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논의는 다음 달 지방선거 일정과 후반기 국회 구성 변동 문제 등이 맞물리며 지연되고 있다. 앞서 국회 정무위는 지난 12일 상반기 마지막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 법안 등 53개 법안을 심의했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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