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美 ‘클래리티 법안’ 상원 통과…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분수령’ [코인 레이더]

조윤정 기자

[사진 = 생성형 AI]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미국의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정의하는 핵심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이 상원 관문을 넘어서며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명확히 하는 ‘클래리티 법안’을 찬성 15표, 반대 9표로 통과시켰다. 이번 표결에서는 공화당 의원 전원과 더불어 루벤 갈레고, 안젤라 올소브룩스 등 민주당 핵심 의원 2명이 찬성표를 던지며 초당적 협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은 “이 법안은 전통 금융과 신기술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상자산을 음지에서 끌어내 더 안전하고 투명한 시스템 내로 편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의 핵심은 가상자산에 대한 감독 권한 배분이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 시장 대부분에 대한 일차적인 규제 권한을 갖게 되며,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디지털 증권 감독권을 유지하게 된다.

특히 그간 은행권과 가상자산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스테이블코인 보상(리워드)’ 이슈는 절충안을 찾았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보유(예치)하는 것에 대해 이자를 주는 것은 금지하되 결제나 거래에 사용될 경우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은행의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법안 통과를 위한 막판 진통도 상당했다. 민주당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이 운영하는 가상자산 사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과 관련한 ‘윤리 및 이해상충’ 방지 조항이 미흡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갈레고 민주당 의원은 "해당 이슈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은행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은행 단체들은 디지털 지갑 입금만으로 스테이블코인 연동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가 예금 이탈을 가속화하고, 은행의 대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그러나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투표 결과를 '결정적 전환점'으로 평가하며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가상자산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규제 명확성이 확보됨에 따라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써클 등 관련 상장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기업들의 토큰 발행(Tokenization) 사례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클래리티 법안은 상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권을 담당하는 상원 농업위원회 법안과 병합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지난해 가을 하원을 통과한 별도의 규제 법안과 최종 조율이 남아 있으며, 이 과정까지 마무리돼야 대통령 서명을 통한 정식 입법이 완성된다. 중간선거 전 최종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악관이 7월 4일까지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과거 지니어스(GENIUS) 법안 사례처럼 본회의 표결 전까지 필리버스터 종결(Cloture) 표결 등을 거치며 클래리티 법안에 대한시장의 인지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한국 시간 오후 1시 4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09% 오른 8만98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0.76% 상승한 2269달러, XRP는 3.76% 오른 1.48달러를 기록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