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계

하늘길 재편 마침표 찍은 대한항공…‘통합’ 뒤 놓인 과제는 [헤비급브리핑]

윤서연 기자

<디지털데일리>는 한 주간 국내 중후장대 산업에서 영향력이 큰 이슈를 선별해 집중 조명합니다. 헤비급이라는 이름처럼 시장과 산업 구조를 흔드는 무게감 있는 핵심 사건에 집중합니다. 한눈에 산업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헤비급 브리핑> 매주 일요일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계약 체결을 최종 승인하며 오는 12월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본격화한다.[사진=데힌항공]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 출발한다. 약 5년 6개월 동안 이어진 복잡한 합병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국내 항공업계 재편 작업도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됐다. 다만 진짜 과제는 이제부터라는 평가도 나온다. 노조 갈등부터 마일리지 통합·조직 문화 융합·적자 부담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계약 체결 안건을 승인했다. 14일 체결된 합병 계약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오는 12월17일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한다.

이번 합병은 지난 2020년 11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발표 이후 약 5년 6개월 만이다. 당시 코로나19로 글로벌 항공 수요가 급감하며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커지자 정부와 채권단은 총 3조6000억원 규모 정책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화물사업 매각과 슬롯 조정 등 국내외 기업결합 승인 조건을 이행하며 통합 절차를 밟아왔다.

통합 대한항공은 자산 규모 약 40조원·항공기 200대 이상을 보유한 글로벌 10위권 메가 캐리어가 된다. 대한항공은 이를 기반으로 인천국제공항 허브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장거리 노선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통합 이후 기대 효과도 적지 않게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노선망·슬롯·기재 운용 일원화는 사업 경쟁력 제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통합 네트워크 기반 환승 수요 확대와 글로벌 항공동맹 스카이팀 활용도 상승으로 국제선 운항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비·지상조업·기내서비스·IT 시스템 통합 등으로 중복 비용 축소와 운영 효율성 제고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약 230대 수준 기재 운영과 약 2만8000명 규모 인력 통합 운영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합 이후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실적 부담이 대표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3635억원·영업손실 1013억원을 기록했다. 화물사업 매각 영향이 본격 반영된 데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이전 비용·서비스 강화 비용·마일리지 통합 준비 비용 등이 동시에 반영된 영향이다.

여기에 조직·인력 재편과 시스템 통합 과정까지 겹치면서 합병 초기에는 일시적인 비용 증가와 운영 비효율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마일리지 프로그램 통합과 서비스 정책 재정비 등 후속 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풀어낼 수 있을지도 향후 안정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내년 1분기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을 목표로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통합 작업도 추진 중이다. 내부적으로 관련 절차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통합 시점까지 약 6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도 아직 가시적인 속도감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선무 과제는 통합 이후 ‘화학적 결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다른 조직 문화와 임금 체계·연공 구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측은 연공서열 체계 개편 문제를 두고 공개 충돌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일부 갈등은 명예훼손 고소전으로도 번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물리적 통합보다 조직과 사람의 융합 여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 역시 “인수 후 통합(PMI) 초기에는 일시적인 비용 증가와 운영 비효율이 수반될 가능성이 있다”며 “마일리지 프로그램 통합과 서비스 정책 재편 등 후속 과제 실행 수준에 따라 시너지 발현 속도와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5년 반 동안 이어진 국내 항공산업 재편 작업은 사실상 종착점에 도달했다. 다만 ‘통합 대한항공’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메가 캐리어 탄생이라는 외형보다 내부 통합 완성도가 향후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