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계란 가격 '꼼수' 담합 벌인 산란계협회, 과징금 6억원 제재

유채리 기자

문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5월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산란계협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심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대한산란계협회가 소속 농가들에 계란 기준가격을 통지하며 가격 경쟁을 제한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14일 산란계협회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정명령에는 금지명령과 법 위반 사실 통지, 임직원 교육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협회는 2023년 1월 설립 직후부터 올해 1월까지 지역별 특별위원회를 가동해 왕란, 특란 등 중량별 계란 기준가격을 수시로 결정했다. 협회는 결정된 가격을 전국 580개 구성 농가에 팩스와 문자로 공지했으며 새로운 변동이 없더라도 매주 수요일마다 기존 가격을 재안내하며 가격 유지력을 높였다. 특히 메일링 리스트나 비용을 지불한 비회원에게도 정보를 제공해 시장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실제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사료비 등 생산비는 안정적이었으나 협회는 기준가격을 9.4% 인상했다"며 "이로 인해 생산비와 기준가격의 격차가 2023년 781원에서 2025년 1140원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한 협의회에서 수도권 기준가격이 결정될 당시에도 협회는 이를 빌미로 다른 지역의 가격을 별도로 정했다. 공정위는 국내 산지 계란 시장의 약 56.4%를 점유한 협회의 행위가 자유로운 가격 경쟁을 가로막았다고 판단했다. 산지 가격이 오르면 결국 소비자가 구매하는 도소매 가격도 연쇄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사업자단체 주도의 고질적인 가격 담합을 적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국장은 "이번 조치는 객관적인 산지 가격 조사를 추진 중인 농식품부의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며 "국민 생활 밀접 분야의 담합 행위에 대한 감시와 엄정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유채리 기자
c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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