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순익 5조’ 양종희 연임 무게…차기 회장 인선 속도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5조 클럽’ 호실적에 연임 명분 부각
8월 금감원 검사에 절차 리스크 부상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양종희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인선 시기와 맞물려 진행되는 금융당국의 정기검사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내·외부 인사를 망라한 잠정 후보군(롱리스트)을 추리는 심사 절차에 돌입했다.
KB금융은 지난달 첫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자격요건을 홈페이지에 사전 공시했다. 제시된 가이드라인은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그룹 비전과 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 5개 분야, 총 25가지 세부 기준이다.
심사 기준은 2025년과 동일하다. 금융권에서는 경영 안정성에 방점을 찍은 기준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양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2023년 11월 취임한 양 회장은 금융지주 최초로 ‘순익 5조원’을 달성하며 리딩금융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주주환원율도 5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6조원대 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추위 일정은 2023년 사례에 비춰볼 때 6월 말 롱리스트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후 8월까지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하고 9월 중 최종 후보 1인을 낙점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내부 후보군에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등 지주 및 계열사 대표, 고위급 임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변수는 실적보다 절차다. 오는 8월 말쯤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진 금융감독원의 KB금융지주·KB국민은행 정기검사가 양 회장의 연임 가도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금감원은 올해 검사업무 운영계획에서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 및 내부통제 강화’를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표면적으로는 통상적인 정기검사 형식을 띠고 있으나, 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의 내용에 따라 검사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개선안에 담길 인선 절차의 공정성 기준이 이번 정기검사의 잣대로 활용될 경우, KB금융의 승계 프로세스 전반을 들여다보는 ‘타깃형 검사’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통해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즉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등을 거치도록 문턱을 높이는 이른바 ‘67% 연임 룰’ 도입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첫 선임 당시 97.52%라는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하며 견고한 주주 지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당국의 강화된 가이드라인이 정기검사와 맞물릴 경우, 회추위로서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 회장이 실적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으나,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는 당국의 기조가 변수”라며 “하반기 정기검사에서 회추위 운영의 적정성이 어떻게 평가받느냐가 차기 회장 인선의 향방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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