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수출 활로 열리나…'젠슨 황' 美·中 'AI칩 수출 규제' 협상 카드 부상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를 맞이해 퐁텐블루 호텔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이끄는 새로운 산업 혁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김문기 기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당초 명단 제외 소식이 전해졌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방중 경제사절단에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절단 구성에 관한 보도가 나온 직후 젠슨 황 CEO에게 직접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황 CEO는 에어포스원이 기착한 알래스카에서 전용기에 탑승해 베이징으로 향했다.
◆ 사절단 제외 소식 전해지자 트럼프 직접 호출… 에어포스원서 합류
이번 합류 과정은 이례적이다. 전날까지 미국 현지 주요매체들은 엔비디아가 사절단 명단에서 빠졌으며, 이는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대한 미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당 보도를 부인하며 젠슨 황의 동승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AI 반도체'라는 핵심 현안을 직접 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미국 기업을 위한 중국 시장 개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중심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 기업들의 사업권 확보가 있음을 시사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젠슨 황의 합류가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 라이선스 확보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약 500억 달러 규모의 기회로 보고 있으나, 지난 4년간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최신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핵심 제품은 'H200' 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 이 제품의 중국 수출 승인을 검토했으나 실제 집행은 미뤄져 왔다. 황 CEO가 사절단에 포함됨에 따라 H200의 수출 라이선스 발급이 이번 회담의 주요 합의 사항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최신형인 '블랙웰' 시리즈나 차세대 라인업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규제를 유지하고, 이전 세대 제품을 개방해 실리를 챙기는 분리 대응 전략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중국의 AI 기술 갈증과 협상 타결 가능성
중국 역시 엔비디아의 칩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 현지 기업들이 자체 AI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미국의 칩 제한으로 인해 연산 자원 확보와 개발 속도 면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중국 내 매체들이 자국 AI 발전의 지체 원인으로 미국의 칩 규제를 언급한 점도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한다.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칩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대가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나 에너지 구매 등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경제적 양보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젠슨 황 CEO는 에어포스원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중국 수출 가능 범위 및 수량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의 방중 행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엔비디아의 H200 칩 수출이 재개될 경우, 해당 칩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메모리 업계의 대규모 추가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 하에 진행되는 협상인 만큼 리스크도 존재한다.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과정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 운영이나 장비 반입 규제가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젠슨 황의 이번 합류는 AI 반도체가 단순한 상품을 넘어 미·중 간 외교 및 경제 협상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도출될 반도체 관련 합의 내용은 향후 전 세계 AI 공급망과 한국 반도체 산업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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