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지능만으로 서비스 완성 안 돼"…카카오모빌리티표 해법은

오두용 카카오모빌리티 픽커 개발팀 리더가 12일 카카오 아지트에서 발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로봇이 실제 서비스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성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러 로봇이 동시에 움직이고, 엘리베이터·사람·장애물·기존 시스템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얽히는 만큼 이를 조율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12일 카카오모빌리티 미디어 스터디에서 오두용 카카오모빌리티 픽커 개발팀 리더는 카카오모빌리티의 'KM 오토노머스 에이전트 플랫폼' 기술 방향을 소개하며 "로봇이 똑똑해지는 것과 서비스가 돌아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오 리더는 현장 서비스에서 로봇이 마주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로봇이 목적지 층에 도착했지만 수령자가 자리에 없을 때 기다릴지, 돌아갈지,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또한 음료를 받으러 가던 로봇이 멈췄을 때 주문을 취소할지, 다른 로봇에게 업무를 넘길지도 결정해야 한다. 이는 로봇 자체의 지능보다 서비스 실행 체계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시한 해법은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다. 바이올린·첼로·피아노가 각각 훌륭해도 지휘자 없이는 하나의 음악이 되기 어렵듯 로봇 역시 현장에서 함께 일하려면 연결과 조율의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오 리더는 "아무리 좋은 로봇들이 있더라도 그것을 조율하는 소프트웨어 레이어 없이는 현장에서 서비스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채성오기자]
해당 플랫폼의 핵심 기술은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태스크(Task)'다. 사용자의 서비스 요청을 로봇이 실행할 수 있는 최소 단위 작업으로 분해하고 추상화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커피 배송 요청은 목적지·행동 유형·제어 데이터·사람과 로봇 간 상호작용 정보 등으로 구성된다. 어떤 제조사의 로봇을 쓰더라도 서비스 운영 로직은 태스크 단위로 동일하게 표현돼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커맨드 인터페이스(Command Interface)'다. 제조사마다 다른 SDK·API·통신 규격을 하나의 표준 연동 규격으로 묶어 서로 다른 로봇도 동일한 명령 체계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는 '리얼로케이션(Reallocation)'이다. 로봇 고장·배터리 부족·장애물·엘리베이터 지연 등 예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하고 다른 로봇에 업무를 재배정하거나 운영자와 수령자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오 리더는 "플랫폼의 역할은 실패를 없애는 게 아니라 실패를 자동으로 다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인테그레이션 백본(Integration Backbone)'이다. 로봇이 건물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엘리베이터·자동문·보안문·ERP 등 기존 인프라와 실시간으로 연결돼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우선 엘리베이터 직접 연동을 통해 플랫폼이 로봇의 이동과 승하차를 제어하고 엘리베이터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안에 넣는 구조를 구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로봇 배송을 넘어 청소·안내·물류 로봇 등 다양한 자율주행 에이전트로 플랫폼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건물 인프라를 넘어 기업용 ERP와 물류 자동화 장비까지 연동하고 예측 불가능한 현장 변수에도 플랫폼이 스스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오 리더는 "피지컬 AI가 로봇 자체의 지능을 높인다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그 로봇들이 실제 현장에서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유기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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