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세계·롯데·현대百, 1분기 ‘방한 특수’에 웃었다…외국인·VIP 경쟁 본격화

장주영 기자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사진=신세계백화점]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백화점들이 외국인 관광객(방한객) 증가와 명품·패션 소비 회복에 힘입어 일제히 호실적을 거뒀다.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구매력 확대와 고마진 패션 상품군 판매 증가가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백화점 업계는 VIP 고객 확보와 체험형 콘텐츠 강화 경쟁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외국인 특수’ 제대로 탔다…백화점 빅3, 1분기 동반 호실적 =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 증가와 프리미엄 소비 회복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을 나타내며 모두 방한 특수 수혜를 입었다.

신세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백화점 부문에서 총 매출 2조257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1410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30.7%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의 중심에는 외국인 매출이 자리잡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 내 외국인 고객 매출은 지난해 대비 140% 신장했다. 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 또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의 덕을 본 상태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외국인 매출액만 연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 방문 비율이 높은 명동 본점과 면세점을 중심으로 K-콘텐츠와 K-뷰티 도입 등 경영 체질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은 지난 3월 BTS 광화문 컴백에 맞춰 글로벌 관광객을 겨냥한 ‘K-러브 페스티벌’을 진행하거나 BTS 팝업 스토어를 단독 개최하는 등 한류를 기반으로 외국인 고객 유치에 나선 바 있다.

롯데백화점도 외국인 수요 확대 효과를 크게 누렸다.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8723억원, 영업이익은 191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2%, 47.1% 증가했다. 본점과 잠실점, 부산본점 등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집객력이 강화된 가운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본점 외국인 매출은 103%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도 23%까지 확대됐다. 롯데백화점의 K-콘텐츠 기반 마케팅과 차별화한 상품기획(MD) 전략이 관광객 유입 효과로 이어졌다. 롯데백화점 또한 지난 3월 외국인 고객을 위한 ‘K-웨이브 쇼핑 위크’를 통해 일정 금액 구매 시 롯데상품권과 각종 기념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관광객 지갑을 공략해 왔다.

현대백화점 역시 명품·워치·주얼리·패션 판매 호조와 외국인 고객 증가에 힘입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백화점 부문 순매출은 6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7% 늘었다.

그중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더현대 서울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더현대 서울의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푸드·뷰티·K컬처 콘텐츠를 결합한 체험형 공간 전략이 관광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비아신세계]

◆쇼핑 넘어 여행까지…백화점업계, VIP 경험 경쟁 본격화 = 한편 백화점 업계는 VIP 고객군 강화와 체류 시간 확대에도 집중하는 추세다. VIP 고객과 프리미엄 경험 중심 전략 강화로 단순 고객 유입을 넘어 실질적인 구매와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고객층을 다지기 위해서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한진트래블의 하이엔드 럭셔리 여행 브랜드 ‘칼팍(KALPAK)’과 손잡고 최상위 VIP 고객 공략에 나섰다. 칼팍은 유럽 클래식 음악 투어, 일본 아트 아일랜드, 남미 크루즈 등 소수 정예 경험 중심 상품을 운영하는 럭셔리 여행 브랜드다.

현대백화점은 자사 신규 커머스 플랫폼에 칼팍 상품을 입점시키고 최상위 VIP 등급 ‘자스민’ 회원을 대상으로 ‘조성진 유럽 음악 여행’, ‘나오시마 아트 투어’ 등 프리미엄 경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단순 쇼핑 혜택을 넘어 여행·문화 경험까지 VIP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도 그룹 내 럭셔리 여행 브랜드 ‘비아신세계’를 통해 VIP 고객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첫 출범한 비아신세계는 프라이빗 투어와 고가의 럭셔리 여행 패키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2월에는 CJ온스타일에서 비아신세계 튀르키예 일주 상품을 판매하며 자체 목표 대비 60% 이상을 초과하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음악과 미술 테마의 기행 상품은 2900만원의 고가에도 완판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VIP 고객 프로그램인 ‘에비뉴엘(AVENUEL)’을 개편하고 럭셔리 호텔이나 파인다이닝, 레저 등 하이엔드 콘텐츠 중심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등 VIP 혜택을 강화했다. 불가리 호텔, 카펠라 리조트 등 국내외 5성급 럭셔리 호텔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명문 승마 아카데미 ‘스티븐 승마 클럽’ 연계 프라이빗 승마 클래스, 프라이빗 다도 체험 등 다양한 여행 및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를 더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들이 구매력이 높은 VIP 중심을 핵심 매출층으로 보고, 이들을 붙잡기 위한 ‘락인(lock-in)’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바라본다. 할인이나 주차 편의, 사은품 제공뿐만 아니라 럭셔리 여행이나 프라이빗 콘텐츠 등 차별화된 경험을 통해 소속감과 충성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백화점들은 내부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 규모가 큰 고객군을 선별한 뒤 프라이빗 행사나 럭셔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경험과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VIP 혜택을 강화할수록 VIP 고객층에 들어가려는 고객들의 구매와, 유지하려는 구매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주영 기자
jyjang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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