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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라이프] ‘잠 못 드는 밤’ 방치했다간…심혈관 질환 키우는 불면증

왕진화 기자

[사진=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요즘 잠이 안 와요.”

환절기만 되면 흔히 꺼내는 이 말은 피로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균형이 흔들리며 수면 리듬이 쉽게 깨진다.

방치된 불면은 고혈압·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높이는 건강 경고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면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생활 습관 교정과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온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며, 이는 곧 뇌의 각성 상태를 유도해 불면증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평소 가볍게 여겼던 수면 장애가 누적될 경우 단순한 피로를 넘어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를 넘어선 불면증은 우리 몸의 '시한폭탄'과 같다. 수면 중에는 혈압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며 심장이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잠을 자지 못하면 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심장과 혈관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수면의학회에 따르면 만성 불면증 환자는 정상 수면자에 비해 고혈압 발생 위험이 약 2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최대 8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불면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혈관을 공격하는 직접적인 위협인 셈이다.

자신이 불면증인지 확인하려면 평소의 수면 패턴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제시하는 대표적인 전조 증상은 ▲잠자리에 누워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소요되는 경우 ▲밤중에 2회 이상 깨거나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경우 ▲새벽에 너무 일찍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주 3회 이상 발생하고 3개월 넘게 지속된다면 만성 불면증으로 진단하며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특히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낮 동안 집중력 저하나 감정 기복이 심하다면 이미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있다는 신호다.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은 ‘수면 위생’의 확립이다.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수칙은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기상하는 것이다.

전날 잠을 설쳤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낮 동안 30분 이상 햇볕을 쬐며 산책하면 밤에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해진다. 식습관의 경우 잠들기 6시간 전부터는 카페인 섭취를 금하고, 저녁 식사는 취침 3시간 전에 마쳐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침실 환경을 재정비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은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뇌를 각성시켜 수면을 방해하므로 최소 1시간 전부터 멀리해야 한다. 침실 온도는 18도에서 22도 사이, 습도는 50%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쾌적한 수면에 도움이 된다.

만약 침대에 누운 지 20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누워 있지 말고 거실로 나와 독서나 명상 등 정적인 활동을 하다가 잠이 올 때 다시 침실로 들어가는 '자극 조절 요법'이 효과적이다.

불면증은 본인의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신체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질환이다. 술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생활 수칙을 체계적으로 교정하고 필요하다면 인지행동치료 등 의학적 처치를 병행해야 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처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되찾는 것은 현대인이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이행해야 할 과제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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