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DD퇴근길] 애플 비전프로는 죽어서 무엇을 남겼을까

채수웅 기자

로그아웃 1시간 전, 오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복잡한 기술 용어는 빼고 기사 뒤에 숨은 ‘진짜 의미’만 간단명료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가볍게 읽는 DD 퇴근길, 시작합니다.

애플 비전 프로

무겁고 비싸고…비전 프로 조직 결국 해체

애플이 야심 차게 내놓았던 비전 프로가 결국 높은 가격과 무게로 대중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애플이 비전프로 전담팀(VPG)을 해체하고 핵심 인력들을 시리(Siri)를 똑똑하게 만들거나 몸에 가볍게 걸치는 AI 기기를 개발하는 데 투입시켰다고 합니다. 머리에 무거운 헬멧을 쓰고 다니는 미래보다는 우리가 매일 끼는 에어팟이나 안경에 AI를 이식하는 것이 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비전 프로, 참 멋지긴 했죠. 그런데 가격은 탈지구급이고 무게는 목 디스크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니 대중화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저희 옥송이 기자도 리뷰 기사를 작성하면서 제목에 '사악한 가격'이라는 문구를 넣을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애플의 이번 결정은 '비싼 장난감보다는 돈 되는 일상 아이템'으로의 회귀로 보여집니다. 비전 프로라는 거창한 하드웨어 보다는 그 안에 들어가는 눈(비전OS)과 입(시리)을 결합해 어떤 기기에도 붙일 수 있는 AI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다만 비전 프로 구매자들에겐 조금 씁쓸한 소식일 수 있겠네요.

기사 원문 : 애플, ‘비전 프로’ 전담 조직 해체…헤드셋 대신 '카메라 에어팟'에 올인 (김문기 기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흔적을 남기지 않는 QLNX…AI 성분표를 남기자

클로드의 미토스 같은 최신 AI 모델이 리눅스 커널의 취약점을 손쉽게 찾아낸다는 소식에 보안 업계가 발칵 뒤집혔죠. 해커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성능 좋은 탐지기를 얻은 셈입니다. 특히 QLNX라는 지독한 녀석이 등장했는데요. 이 악성코드는 개발자의 키보드 입력은 물론 AWS나 깃허브(GitHub) 접근 토큰 같은 핵심 정보를 몰래 훔쳐간다고 합니다. 회사 정문은 보안이 괜찮은데 개발자라는 뒷문을 공략해 공급망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겁니다.

이제는 내가 짠 코드뿐만 아니라 AI가 추천해 준 오픈소스, 심지어 AI 모델 자체도 의심해 봐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해결책이 바로 AIBOM(AI 자재명세서)입니다. 음식 뒷면의 영양성분표처럼 우리 서비스에 어떤 모델과 데이터, 알고리즘이 들어갔는지 투명하게 기록하자는 겁니다. 생산성이라는 달콤한 열매 뒤에 숨은 독을 감별해 내는 'AIBOM' 같은 시스템 구축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됐습니다.

기사 원문 : [코딩 주권④] 개발 정보 훔치는 해커들…"이론적 위험? 착각 멈춰라" (김보민 기자)

AI 데이터센터 내 랙이 줄지어 있는 모습 [사진=챗GPT 생성이미지]

AIDC 특별법 통과! 문턱은 낮아졌는데 전기가 없다고?

AI 산업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키우기 위한 특별법이 드디어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그동안 센터 하나 지으려면 복잡한 인허가 절차 때문에 진이 다 빠지곤 했는데요. 이제는 정해진 기한 내에 검토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허가된 것으로 치는 ‘타임아웃제’가 도입됩니다. 지방에 지으면 까다로운 전력 평가도 면제해주기로 했죠.

IT서비스 업계는 이번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데이터센터 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핵심이었던 ‘LNG 직접 전력거래’ 조항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24시간 풀가동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입장에선 재생에너지만 믿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길은 닦아놨는데 정작 차에 넣을 기름이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환경단체들은 탄소 배출 대책이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전력 확보와 지역 사회 설득이라는 큰 산이 여전히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번 입법은 글로벌 AI 전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정부의 절박한 의지가 담긴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규제를 푼다고 데이터센터가 저절로 돌아가진 않죠. 이제는 막대한 전력을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으로 끌어오느냐는 전력 보급 전략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입니다.

기사 원문 : 국회 문턱 넘은 AIDC…인허가 규제 풀렸지만 전력·환경은 숙제 (박재현 기자)

AI 개발 도구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6년 약 1억7557만달러(약 24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스태티스타(Statista)

예쁜 AI보다 돈 벌어줄 AI가 필요해

최근 기업들의 관심이 “어떤 AI 모델을 쓰냐”에서 “그래서 얼마나 벌어주는데”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거액을 들여 AI를 도입했지만 정작 수익은 제자리인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AI는 실험실의 장난감을 넘어 실제 손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도구가 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의 무게중심도 모델 자체보다 실제 업무에서의 실행능력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빅테크들이 앞다투어 업무 자동화 플랫폼을 내놓는 이유이기도 하죠. 삼성SDS나 LG CNS 같은 IT서비스 기업들도 이제 단순 구축을 넘어 고객사의 데이터를 정비하고 수익을 증가시키는 파트너로 변신을 모색 중입니다.

결국 이번 흐름은 AI가 전시용에서 벗어나 기업 시스템의 핵심 공정으로 들어갔음을 의미합니다. 모델 성능은 이미 상향 평준화된 만큼, 이제는 우리 회사 사정에 맞게 AI를 잘 버무려 넣느냐가 IT서비스 사업자들의 우열을 가릴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 원문 : [AI 워크플로우 혁신①] 기업 IT 시스템 구축 시장 문법 바뀐다 (이상일 기자)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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