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없다”더니 결국 D등급…제이알리츠 3만 개미 ‘분노’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주요 투자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 [사진=제이알글로벌리츠]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제이알글로벌리츠 기업회생 사태로 투자금이 묶인 소액주주들이 운용사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알리츠 사태 피해자는 3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식에 투자한 개인 주주만 지난해 말 기준 2만8200명에 달한다. 채권 투자자도 수천 명 규모로 알려졌다.
주주들은 운용사의 오락가락 행보가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한다. 제이알리츠는 작년 8월 27일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불과 5개월 만인 올해 1월 유상증자 공시를 냈고, 이후 이를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하며 주주 손실이 커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투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는 데다 상장폐지 절차로 이어질 경우 주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소액주주들은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제이알리츠 주주연대는 서울회생법원에 탄원서 발송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 민원 제기도 검토하고 있다.
신용등급도 빠르게 추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17일 제이알글로벌리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실질영업활동현금흐름 감소, 담보가치 감정평가액 하락, 환정산금 부담 확대가 이유였다.
일주일 뒤에는 실제 등급 하향이 이뤄졌다. 한기평은 지난달 24일 제이알글로벌리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낮추고 두 등급을 모두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지난달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400억원 전자단기사채, 지난달 30일 만기인 600억원 공모사채, 같은 날 지급 예정이던 227억원 배당금, 이달 4일 예정된 약 1000억원 환헤지 정산금 등이 단기 유동성 부담으로 지목됐다.
결국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달 27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같은 날 만기가 돌아온 4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도 갚지 못했다. 한기평은 이튿날 무보증사채와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모두 D로 낮췄다.
사태의 배경에는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투자가 있다. 제이알리츠는 2020년 7월 파이낸스타워를 약 1조60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금리 인상과 해외 상업용 부동산 경기 부진이 겹치며 건물 가치가 하락했다. 벨기에 정부가 장기 임차 중이지만 향후 임대차 만료 이후 재계약 불확실성도 자산가치 하락 요인으로 거론된다.
자산가치 하락은 유동성 위기로 번졌다. 대주단의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담보가치 감정평가액은 기존 11억1000만유로에서 9억2000만유로로 떨어졌다. 이에 담보인정비율(LTV)은 약 61.0%로 올라 대출 약정 기준인 52.5%를 웃돌았다. 현금유보, 이른바 캐시트랩을 해소하려면 약 7830만유로의 현지 차입금 상환 재원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기평은 차입금 증가와 영업현금창출력 감소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됐다고 봤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실질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1149억원에서 2025년 391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조달 차입금 규모는 3230억원에서 4230억원으로 늘었다.
김현욱 제이알리츠 주주연대 대표는 “감정평가 하락이나 캐시트랩 우려 등에 대해 주주연대가 질의해도 제대로 된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며 “차라리 유증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속적으로 법원과 금융당국 등에 민원을 넣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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