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강조한 대통령…눈치보는 금융권 [경제D톡스]

이재명 대통령이 5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 계급제’ 해체 강조, 대출 구조 개편 압박
관치금융 비판 속 금융권 ‘울며 겨자 먹기’ 대응
한 주간의 굵직한 경제 이슈를 핵심만 추려 전달합니다. 복잡하게 얽힌 시장 흐름은 선명하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풀어내겠습니다. 수치와 맥락, 정책과 시장의 연결고리를 함께 짚어 독자 여러분의 경제적 통찰력을 넓혀줄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지난주 ‘포용금융’ 화두가 금융권을 강타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연일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은행권의 여신 관행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단순한 대출 확대를 넘어 신용평가 시스템 자체를 갈아엎겠다는 청와대의 구상은 사실상 금융권 전반에 대한 구조적 수술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곧바로 제도 재설계에 착수했고, 은행권도 부랴부랴 발맞추기에 나섰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 1일부터 사흘 연속 개인 SNS를 통해 “은행은 완전한 민간기업이 아니다”며 은행이 고신용자 위주의 ‘안전한 온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체리피킹(유리한 것만 골라내는 행위)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은 이윤 추구에 매몰된 은행권을 압박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문턱을 낮추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현행 금융 시스템을 ‘금융 계급제’라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은 가장 잔인한 영역인 것 같다. 금리 15.9%에 달하는 서민금융 상품이 어떻게 서민금융이라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포용금융을 얼마나 실현했는지 평가해서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거나, 제도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냐”고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청와대의 강력한 메시지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금융위는 신용평가모형 문제와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개선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모색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이른바 ‘금리 단층(은행권과 2금융권 사이에서 중저신용자가 밀려나는 현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도 원내 차원의 별도 TF를 운영하며 대응 마련에 나섰다. 최근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수석부원장 주재 방향성 회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도 숨죽이며 대응책을 쏟아내고 있다. 각 은행은 취약계층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청와대의 발언 직후 중·저신용자 특화 신용 평가모델을 통해 올해 1조5300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내로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으로 갈아타게 해주는 ‘대환전용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중저신용자 특성을 고려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작업을 지속중이다. 우리은행은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최고 연 7% 이하로 제한하는 ‘대출금리 상한제’를 전격 도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포용금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거세다. 가장 큰 문제는 은행의 건전성 관리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체 위험이 높은 차주에 대한 대출을 인위적으로 늘릴 경우, 부실 부담이 은행권 전체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차주의 신용위험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것은 금융의 기본 원리”라며 “이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오히려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민간 기업인 은행의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관치금융’ 회귀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다.
[엔비디아 스톡홀름] ④ 구광모·정의선 만난 젠슨 황… 한국 제조 밸류체인 ‘록인'
2026-06-13 08:00:00월드컵은 90분으로 끝나지 않는다…FIFA가 세일즈포스와 손잡은 이유
2026-06-13 06:00:00[사설] 올림픽공원 시위, 진영 간 헤게모니 다툼 안 된다
2026-06-13 05:00:00가정 내 노인 학대 신고 16.7% 증가, 배우자 학대 비중 가장 높아
2026-06-12 17:31:44롯데하이마트, 신임 대표에 김종윤 부사장 내정…사업 혁신 승부수
2026-06-12 17:2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