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뜨면 은행 예금 빠진다…인터넷은행 ‘직격탄’ 우려”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은행권의 예금 기반이 약해지고, 요구불예금 의존도가 높은 인터넷은행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금융브리프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성화가 은행의 예금 수취, 신용 창출, 결제 중개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9일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국채,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해 가격 변동성을 낮춘 디지털자산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24시간 송금, 자동 결제, 국경 간 즉시 이체가 가능해 기존 은행 결제망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거론된다.
금융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구매 과정에서 은행 예금이 줄고, 해당 자금이 발행사의 준비금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봤다. 준비금이 국채나 MMF 등 비은행 자산으로 운용되면 은행의 유동성과 대출 재원이 줄어든다. 결제 기능 일부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넘어가면 결제 수수료 수익도 감소할 수 있다.
국내 은행권은 이런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요 시중은행의 원화예대율은 100~110% 수준이다. 예금만으로 대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예금 이탈이 발생하면 은행채 등 고비용 조달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타격이 클 수 있다. 인터넷은행은 요구불예금 조달 비중이 높다. 요구불예금은 고객이 결제 편의성을 이유로 낮은 이자를 감수하는 저원가 자금이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기능을 대체하면 인터넷은행의 핵심 조달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은 은행권에 새 사업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은행이 직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결제·청산 인프라, 준비금 수탁,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 간 전환 서비스를 제공하면 새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규제 설계다. 발행 주체를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제한할지, 핀테크와 빅테크까지 허용할지에 따라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준비금의 일정 비율을 은행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할지도 핵심 변수다.
금융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설계 시 발행 주체 허용 범위, 준비금 관리방법, CBDC와의 관계 설정이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금융 안정과 혁신 촉진의 균형을 고려한 규제 설계가 요구되며, 은행업계로서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내에서의 역할과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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