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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부장에 전달된 현금 30억 가방…배신으로 끝난 ‘작전’

김남규 기자

신동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부장검사가 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시세조종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현직 증권사 부장과 방송인 남편, 전직 축구선수까지 가담한 주가조작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현금 30억원과 차명계좌, 대포폰을 동원해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공범의 배신과 자진신고로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9일 법조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8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급 3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6명을 불구속 또는 약식기소했다.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공범 1명은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5년 1월부터 4월까지 코스닥 상장사 B사 주식 약 844만주를 289억원 규모로 사고팔며 시세를 조종했다.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고가매수 주문 등을 반복해 거래량을 부풀렸다.

범행은 자신을 영화 ‘작전’의 실제 모델이라고 주장해온 기업사냥꾼 김모씨가 설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당시 현직 증권사 부장이던 전모씨를 이른바 ‘선수’로 활용했고, 방송인 양정원씨 남편으로 알려진 사업가 이모씨 측은 현금 30억원과 차명계좌 4개, 대포폰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씨 측이 현금 30억원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전씨가 근무하던 증권사 사무실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후 전씨는 이동평균선을 관리하며 금융당국 감시를 피하는 방식으로 주가 흐름을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B사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유통 물량이 적어 시세조종 대상으로 지목됐다. 1926원이던 B사 주가는 한 달여 만에 4105원까지 올랐다. 검찰은 이들이 최종적으로 주가를 7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뒤 차명으로 매수한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나누려 했다고 보고 있다.

범행 과정에서는 허위 호재 유포도 동원됐다. 이들은 인맥을 활용해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소문을 퍼뜨렸고 주가 흐름이 흔들리자 전직 프로축구 선수까지 끌어들여 추가 매수세 유입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목표 주가에 도달하기 전 공범 한 명이 보유 주식을 대거 팔고 해외로 잠적하면서 계획은 틀어졌다. 이후 범행 관계자의 자진신고가 접수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이번 사건은 시세조종 리니언시 제도가 실제 수사로 이어진 첫 사례다.

검찰은 부당이득 14억원과 시세조종에 사용된 원금 30억원을 몰수·추징할 방침이다. 또 이씨가 현직 경찰관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하며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의혹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신동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부장검사는 “주가조작에 사용된 원금까지 전부 몰수·추징할 예정”이라며 “주가조작을 하면 남는 것은 형벌밖에 없다는 원칙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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