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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전사고 처벌 두려워 수학여행 기피…교사 형사책임 면책기준 명확히 해야

어린이들 체험학습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30일 학교 체험학습 위축 문제와 관련해 "교사의 법률적 책임 및 면책 영역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은 없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수학여행이 다시 활성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티피(TP)타워에서 안전한 현장체험 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를 갖는 등 교육 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로부터 교사를 더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섰다.

최교진 장관은 최근 "5월 중으로 교사의 면책권 강화를 위한 법령 정비, 보조인력 배치 확대 등을 담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사와 교원단체, 학부모의 걱정을 덜어줄 묘책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

단어만 들어도 설레는 소풍이나 수학여행(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이 안전사고에 따른 책임 문제로 인해 학생들로부터 멀어지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추억을 쌓는 것만 아니라 여러 부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의 초·중·고등학교는 올해 17%만 수학여헁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교는 전체 605개교 중 5%에 해당하는 30개교뿐이다. 고등학교는 2023년에는 271개교(88%)가 수학여행을 갔지만 올해는 128개교(38%)로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초등학교 수학여행 계획은 경기(7%), 대전(3%)이 서울처럼 낮았지만 대구(100%), 경남(98%), 제주(88%) 등 비수도권은 양상이 많이 달랐다.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학부모 민원이 많아 체험학습 활동이 위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정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에 의해 2025년 6월부터는 학교장과 교직원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 안전 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게 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안전 사고가 나면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민사소송과 교사 면허 취소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걱정하는 교사들도 있다고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최근 실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교사의 89.6%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개인이 질 형사 책임에 극심한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법 개정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어 추가 손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서도 현장학습을 모범적으로 실시하는 곳도 있다.

경북교육청은 현장체험학습 학생안전관리 조례를 개정해 보조인력을 배치하는 근거를 마련, 현장학습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례 개정으로 자격증이 없어도 15시간의 안전 연수를 이수하면 '기타보조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대구교육청은 수련원 3곳을 직접 운영하면서 안전인력을 지원하고, 수련원마다 20명에 가까운 지도원들을 배치해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짜고 안전지도 역할도 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모든 초등학교가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학교는 공부 뿐만 아니라 수학여행이나 체육대회, 축제 등과 같은 활동으로 추억을 만드는 곳이다. 수학여행은 관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 협력 등 공동체 의식을 실천하는 교육 효과도 있다.

197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일본 청소년들의 한국 수학여행은 K팝, K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을 키우면서 두 나라 미래세대가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된다는 평가도 있다.

체험학습의 일부인 수학여행은 학생의 수업이나 교사 관계의 만족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

2022년 11월 속초에서 현장체험 학습을 하던 초등학생이 주차하던 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인솔 교사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외부 활동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사고 이후 처벌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안전사고 예방에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둔다면 학생들의 피해와 교사들의 수학여행 기피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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