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법 후속조치, 8개월 만에 마무리…‘종사자 대표’ 논란 속 통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이른바 ‘방송3법’의 후속 조치를 최종 의결했다. 편성위원회 내 ‘종사자 대표’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위원 간 의견이 엇갈렸지만, 표결 끝에 원안이 통과됐다. 방송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8개월 만이다.
방미통위는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2026년 제7차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에 따른 대통령령 및 규칙 제·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송3법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를 개편하고, 이사 및 사장 추천 권한을 정치권 외부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에서 정치적 후견주의를 줄이고, 방송사 내부의 편성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8월 방송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방미통위는 ▲편성위원회를 구성하는 종사자의 범위 및 대표 자격 요건 ▲이사 추천 단체(방송미디어학회·변호사단체·교육 관련 단체)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구성에 참여하는 여론조사기관 기준 등을 구체화하는 후속 규칙안을 마련해왔다.
이번 후속 조치에선 기존 초안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이 일부 보완됐다. 편성위원회 관련 ‘종사자의 범위’를 방송사업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로 구체화했고, 이사 추천 단체의 자격 요건과 공모 절차를 규칙에 명시했다.
또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운영을 지원할 여론조사기관의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공영방송 이사회 및 사장 선출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했다.
다만 편성위원회 내 ‘종사자 대표’ 선출 방식은 이날 회의에서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개정안은 종사자 대표를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하되, 과반 확보가 어려울 경우 최다 득표자를 선출하도록 했다.
또 투표권자 과반이 가입한 노동조합이 있을 경우 해당 노조가 대표를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방미통위는 이를 편성권 독립성과 노사 간 대등주의 원칙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류신환 위원은 “이번 방송법 개정 취지는 방송사 내부에서 사측에 의해 침해돼 온 편성권 문제를 노사 간 대등한 구조를 통해 보완하자는 데 있다”며 “과반 노조의 대표성을 인정하는 것은 기존 노동관계 법제와 헌법상 단결권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위원들은 특정 노조에 권한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종사자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군 설정에 따라 특정 노조가 과반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근 위원은 “개정안은 과반 노조가 종사자 대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종사자의 개념이 불명확하다”며 “방송사 내부에는 기자·PD뿐 아니라 기술·행정·연구·콘텐츠 유통·지역국 인력 등 다양한 직군이 혼재돼 있는데, 누가 종사자이고 누가 투표권자인지에 대한 기준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사 자율 판단에 맡길 경우 직군 포함 여부에 따라 투표권 규모와 특정 노조의 과반 지위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분쟁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결국 방미통위는 종사자 대표 관련 조항을 유지한 원안을 표결에 부쳤고, 재적 위원 6명 중 4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한편 후속조치는 편성 책임과 시청자 참여 확대를 위한 법적 실효성도 강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편성책임자 미선임이나 편성규약 미준수 등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기준을 신설하고, 지상파 라디오 및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에도 시청자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해 시청자 권익 보호 범위를 확대했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의결 직후 “방송3법은 이미 시행됐어야 했지만 후속 규칙 공백으로 현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져 왔다”며 “오늘 의결이 방송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제도 안착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려면 행정당국과 방송사업자 모두 책임 있게 후속 조치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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