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분확대에 반발한 KAI 노조 "명백한 경영 개입 시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건물 전경. [사진=KAI]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의 지분 확보와 경영 참여 의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이를 경영 개입 시도로 판단하고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KAI 노조는 7일 성명을 내고 "한화의 KAI 지분 확보 및 경영 참여 의지 표명은 단순 투자 행위로 볼 수 없다"며 "명백한 경영 개입 시도"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 KAI 주식 10만주(0.1%)를 추가 취득해 관계사를 포함한 지분율을 5.09%로 늘렸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한화시스템 등과 함께 지분 4.99%를 확보한 데 이어 추가 매입에 나선 모습이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투자 목적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연말까지 약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러한 한화 측 행보를 지배력 확대 출발점으로 판단했다. 경쟁사가 지분 확보 뒤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히는 것은 단순 주주 권리 행사를 넘어서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노조는 경쟁 기업이 경영에 참여할 경우 사업 전략·수주 계획·연구개발 방향 등 핵심 정보가 외부 이해관계와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는 단순한 협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이해 상충이며 국가 핵심 기술과 방산 역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경쟁사가 내부 의사결정 구조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KAI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판단을 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으며 KAI 방향은 경쟁사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화 방산 계열 구조도 언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속에서 KAI까지 영향권에 포함될 경우 시장 경쟁 약화와 내부 거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산업 생태계 왜곡과 방산 산업 균형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노조는 "단기적으로도 인사 개입과 외부 영향력 확대, 핵심 인력 유출, 투자 및 사업 방향 왜곡, 조직 재편과 분할 가능성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KAI가 스스로 판단하는 조직이 아니라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로 바뀌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과거 인수합병 과정에서 조직 통합·재편, 인력 효율화 명분 구조조정, 임금·복지 체계 변화, 비핵심 사업 축소·외주화 확대가 반복돼 왔다"며 "삼성 방산 계열·한화오션 인수 이후 현장에서 고용 불안과 노동조건 악화가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노조는 한화의 이사회 참여, 인사 개입, 사업 방향 관여를 반대하며 핵심 의사결정 구조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지분 확대 통한 인수 시도가 현실화될 경우에도 KAI 독립성과 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경쟁사 손에 KAI를 넘기거나 외부 자본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상황을 결코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 조합원 동의 없는 일방적 기업 매각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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