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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선 가고 유리섬유 온다"…엔비디아, 코닝에 4.36조원 투자

김문기 기자

코닝정밀소재 아산 공장 전경 [사진=코닝]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유리 제조기업 코닝과 손잡고 미국 내에 AI 전용 광학 기술 생산 시설 3곳을 건립하며 차세대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6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코닝에 최대 32억달러(약 4조3664억원)를 투자하는 대규모 광섬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코닝은 노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에 엔비디아의 광학 기술만을 전담하는 첨단 제조 공장 3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확장을 통해 코닝의 미국 내 광학 제조 역량이 10배 증가하고 최소 3,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조건을 살펴보면, 엔비디아는 코닝 주식 1,500만 주를 주당 180달러에 인수할 수 있는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확보했으며, 나머지 5억 달러는 300만 주 규모의 선지급 워런트 형태로 투입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코닝의 주가는 12%, 엔비디아는 약 6% 급등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AI 랙 규모 시스템에서 기존 구리선을 코닝의 광섬유로 대체하는 '공동 패키징 광학(Co-packaged optics)' 기술 구현에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2025년 GTC 컨퍼런스에서 이 기술을 AI 구축의 필수 요소로 꼽은 바 있다. 광섬유는 기존 구리선보다 훨씬 높은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면서도 에너지 소비는 5~20배가량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닝은 이미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유리 공급사로 잘 알려져 있으나, 현재 광통신 분야가 가장 빠르고 크게 성장하는 사업부다. 웬델 위크스(Wendell Weeks) 코닝 CEO는 "광섬유를 컴퓨팅 칩 바로 옆으로 가져옴으로써 전력 낭비를 줄이고 데이터 전송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백 개의 GPU가 연결되는 데이터 센터에서 전송 거리가 늘어날수록 광섬유의 경제성과 효율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코닝과의 협력 외에도 지난 3월 레이저 및 부품 개발사인 코히런트(Coherent)와 루멘텀(Lumentum)에 4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AI 광학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빛의 속도로 끌어올려 AI 인프라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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