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0주년 맞은 조수미 “새 둥지 SM 영향력 통해 ‘K클래식’ 알리겠다”

소프라노 조수미 [사진=PRM]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40년 전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에서 갓 데뷔한 조수미에게 하고 싶은 말이요? 우선 감사하다. 그리고 조수미 대견하다, 쉽지 않은 여정인데 열심히 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니 자랑스럽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는 6일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40년 전 갓 데뷔한 20대의 조수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의 말처럼 조수미는 쉽지 않은 여정을 헤쳐온 ‘K 클래식’의 선구자였다. 동양인 최초세계 7대 콩쿠르 석권, 동양인 최초 세계 5대 오페라 극장 프리마 돈나 활약, 동양인 최초 그래미 어워드 오페라 부문 최고 음반상(한국인 최초 그래미 어워드) 수상 등 언어와 문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최초’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체르비네타 역 전곡 오페라 원본 공연 및 녹음 기록은 현존하는 소프라노 중 유일한 기록이기도 하다.
조수미는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아 고국 대한민국의 K팝 대표 기업 SM엔터테인먼트의 클래식&재즈 레이블 ‘SM 클래식스’(SM Classics)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21일 SM클래식스와 레코딩 전속 아티스트로 계약한 것. 조수미는 이날 새 둥지로 SM을 택한 이유로 “SM의 글로벌 영향력과 콘텐츠를 활용해 많은 분들에게 K클래식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조수미는 이날 발표한 신보 ‘컨티뉴엄’에 SM 소속 가수 엑소 수호와 듀엣곡을 수록하기도 했다. 조수미는 “평소 K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엑소의 팬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수호의 리더로서 책임감을 높이 샀다”며 “뉴욕에서 화상으로 인사하고 녹음장면을 지켜봤는데 열심히 연습한 티가 나서 감동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외에도 신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피처링,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최영선의 참여로 정통 클래식의 깊이에 대중성을 더했다. 조수미는 “그간 살아온 길을 새로운 음악, 다른 언어로 풀어보자 해서 이 앨범을 만들게 됐다”며 “나는 아직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으로 만든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수 SM CAO(왼쪽)와 조수미 [사진=PRM]
40여 년간 늘 정상의 자리에 머물렀던 배경에는 끊임없는 도전이 있었다. 조수미는 자신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던 순간으로 이탈리아 유학시절 1등 없는 2등을 했을 때, 괴테를 모른다고 교실에서 쫓겨난 오스트리아 유학시절, 그리고 2000년 남북교향악단 합동연주회를 꼽았다.
그는 “어느 경연에서 1등 없는 2등을 했다. 모두가 잘한다 해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또 아무리 외국어를 잘해도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알지 못하면 안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마지막으로 남북 협연 때 북한 측에 앙코르 곡을 제안한 뒤 북한 고위층으로부터 제지 당했던 경험 때문에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유라는 걸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성악가 조수미의 스승으로는 부모님을 꼽았다. 조수미는 선화예고 재학시절이던 1970년대, 런던 코벤트가든의 로열오페라하우스를 무작정 찾아 ‘내 딸이 여기서 데뷔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달라’고 질문한 부친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결국 아버지의 열정 덕분에 오페라하우스 단장이 나와 “지금은 어리니 공부를 좀 더 하고 나중에 오디션을 보도록 하라”고 일러줬다고 한다.
또 어린 시절부터 딸을 프리마돈나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어머니 이야기를 전하며 “어머니를 보면서 한 남자의 아내 보다는 만인의 연인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린 시절 홀로 10시간씩 피아노를 칠 때는 힘들었지만 예술가에게는 혼자 노력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조수미는 지금도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2021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홀로그램 콘서트, 인공지능(AI) 피아노 반주를 활용한 공연으로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는 “클래식 아티스트로서 다른 매체를 통해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을 싫어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며 “도망가기보다 출구를 찾기 위해 조수미 공연예술연구센터를 통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갑을 넘은 나이지만 그의 2026년 달력은 여전히 스케줄로 꽉 차 있다. 그는 오는 7월, 자신의 이름을 딴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참여 차 프랑스 루아르로 떠난다. 데뷔 40주년 기념 공연도 이어진다. 부모님의 고향 창원을 시작으로 서울, 부천, 대전, 광주 등 전국 20여개 도시에서 투어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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