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달러 넘었는데”…코인판에 개미가 없다 [코인 레이더]
[사진=비트코인]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가 AI 반도체 랠리와 외국인 매수세로 달아오른 반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선을 회복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을 관망하며 발을 빼는 분위기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 5일 1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8만달러선을 돌파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한국 시간 오전 11시 2분 기준 8만1000달러선을 기록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알트코인도 각각 24시간 전보다 0.02%, 2.59%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도 약 20% 오르며 지정학적 갈등과 유가 급등 충격을 버텨냈다.
이번 상승 배경에는 여러 호재가 맞물렸다. 중동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졌고, 미 상원의 가상자산 규제안인 ‘클래리티 법안’을 뒷받침할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에도 합의안이 마련되면서 법안 통과 낙관론이 힘을 얻었다.
기관 수요도 랠리를 뒷받침했다.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6억3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가상자산 옵션 거래소 데리비트에 따르면 행사가 8만달러 콜옵션에 자금이 대거 몰리며 미결제약정이 크게 늘었다. 이날 숏 포지션 3억5900만달러와 롱 포지션 1억5000만달러가 청산됐다. 기관의 강한 실물 매수세가 지지선을 만든 가운데 하락 베팅 세력의 퇴출과 추가 상승을 노린 옵션 자금이 맞물리며 8만달러선 안착 동력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3월 초 이후 25%의 누적 상승폭을 기록한 이번 랠리는 이른바 ‘걱정의 벽’(Wall of Worry) 위에 서 있다. 과거 시장을 주도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사실상 빠진 채 이뤄진 상승이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최근 온체인 거래량의 약 70%가 100만달러 이상의 대규모 거래에서 발생했다. 반면 1000달러 미만의 소규모 거래 비중은 전체의 1% 미만에 그쳤다. 글래스노드의 숀 로즈 애널리스트는 “이번 랠리는 시장의 ‘큰손’들이 주도했다”며 “3월 초 가격 회복세가 시작된 이후 기관 등 거액 투자자들이 자금을 쓸어 담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휴면’ 상태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상승세에도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는 상승 속도가 꼽힌다. 최근 비트코인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지난해 역대 최고가인 12만6000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금 사지 않으면 나만 뒤처진다’는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가 작동하기엔 아직 뚜렷한 기폭제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투자 동력을 잃은 개인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을 떠나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가상자산 관련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반면 예측 시장 거래량은 기록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예측 베팅 플랫폼 칼시(Kalshi)는 최근 기업 가치를 몇 달 전 110억달러에서 220억달러로 평가받으며 10억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비트겟 월렛의 레이시 장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 복귀 조건으로 비트코인의 이전 최고가인 12만6000달러 돌파, 변동성 확대, 명확한 내러티브 형성을 꼽았다. 장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기관 수요에도 낮은 펀딩비와 저조한 개인 투자자 참여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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