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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로그] 오픈톱 낭만…4기통 한계 넘은 '메르세데스-AMG SL 43'

윤서연 기자

쏟아지는 신차 정보 속에서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위해 직접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시승기 연재물 <시승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주행 경험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메르세데스-AMG SL 43.[사진=윤서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메르세데스-AMG SL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라인업이다.

‘슈퍼 라이트(Super Light)’라는 이름처럼 경량 스포츠카 정수를 보여온 모델로 1952년 시작해 현재 7세대까지 이어졌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대중적 인지도도 높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서도 SL 63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4기통 ‘메르세데스-AMG SL 43’이다. AMG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데일리카 성격을 더한 모델이다.

외관만 보면 상위 모델인 SL 63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후면을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43과 63을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긴 휠베이스와 긴 보닛·낮게 깔린 차체 비율은 SL 특유 비율을 그대로 유지한다.

SL 43 스티어링 휠·트렁크에는 강아지 유모차를 넣어봤다.[사진=윤서연 기자]

대신 SL 63에는 각진 테일파이프 트림이 적용됐고 SL 43은 원형 배기구를 사용했다. 작은 크기의 트렁크도 눈에 띈다. 달리기 위해 태어난 차인 만큼 적재 능력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트렁크 용량은 약 213~240리터 수준으로 간단한 짐 정도를 넣을 수 있었다. 강아지 유모차를 넣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실내는 메르세데스-벤츠 특유 디지털 감성이 강조됐다. 11.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직관적 인터페이스가 현대적 분위기를 만든다. ‘라이트 맛집’이라는 별명답게 엠비언트 라이트는 주행 환경에 따라 분위기를 바꿔주며 몰입감을 높였다. 오디오 시스템은 하이엔드 브랜드 부메스터가 탑재됐다.

SL 43에는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갔다. 시동을 켜는 순간 8기통 AMG 특유의 묵직한 사운드 대신 비교적 가벼운 음색이다.

메르세데스-AMG SL 43 엔진룸.[사진=윤서연 기자]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면 의외의 퍼포먼스에 평가가 달라진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반응이 빠르게 올라온다. 4기통 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다. 기존 4기통 스포츠 모델과 비교해도 출력과 반응 모두 우수한 수준이었다.

이 모델에는 48볼트 온보드 시스템 기반 전동식 터보차저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421마력·최대토크 51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벨트 구동식 스타터 제너레이터가 추가 출력을 보조한다. 변속기는 AMG 스피드시프트 MCT 9단이 맞물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7초다. 경쟁 모델인 포르쉐 박스터 S는 4.4초대로 수치상으로는 근소한 차이다보니 이 부분은 취향 차이로 갈리는 듯하다.

메르세데스-AMG SL 43 오픈톱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컨버터블 매력도 그대로 담겼다. 소프트톱은 시속 60㎞ 이하에서 작동하며 개폐 시간은 약 15초다.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 또는 스마트키로 조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낮은 기온에서 오픈톱 주행은 쉽지 않았다. 다만 SL 43에는 ‘에어스카프’ 기능이 적용돼 이를 어느 정도 보완했다. 헤드레스트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와 오픈 주행 부담을 줄여준다. 다만 뒤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는 윈드 디플렉터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일상 주행도 부담없는 차량이다. 그에 맞게 운전자 보조 기능도 충실하다. 차선 유지, 긴급 제동, 충돌 회피 기능 등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특히 360도 카메라는 민감하게 작동한다. 주변 물체를 실제보다 가깝게 인식하는 듯한 경고를 자주 보내는데 그만큼 안전에 초점을 맞춘 설정으로 보인다.

시승 차량은 2025년식으로 가격은 1억5560만원이다. 2026년식은 1억5860만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SL 43은 AMG 특유의 감성과 일상 주행 편의성을 동시에 노린 모델이다. 8기통의 감성을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효율과 실용성을 고려한 선택지로는 충분한 완성도를 보여줬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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