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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전쟁 격화…中 2위 파운드리 화홍 장비 공급 차단 ‘강수’

김문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UPI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미국 상무부가 중국 2위 파운드리 업체인 화홍반도체(Hua Hong)의 공장 2곳을 겨냥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의 선적을 즉각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대중기술 규제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 램리서치(Lam Research), KLA 등 자국 내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게 화홍반도체로 향하는 특정 도구와 재료의 출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화홍을 통해 인공지능(AI) 및 군사용 첨단 칩을 생산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국가 안보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규제 대상이 된 시설은 화홍그룹 산하의 핵심 생산 라인 2곳으로, 특히 상하이 소재 화리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Huali Microelectronics)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리는 최근 7나노미터(nm) 공정 기술을 개발해 양산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 당국의 집중 감시를 받아왔다. 현재 중국 내에서 7나노 공정 구현이 가능한 업체는 SMIC가 유일한 상황에서, 화홍마저 첨단 공정 진입에 성공할 경우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속도가 빨라질 것을 우려한 조치다.

이번 서한은 공식적인 관보 게재에 앞서 기업들에게 즉각적인 이행을 요구하는 ‘이즈인포먼트(is-informed)’ 방식으로 발송됐다. 이에 따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장비사들은 화홍 측에 대한 판매 및 서비스 지원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특히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앞서 중국으로의 불법 수출 혐의로 2억 5200만 달러(약 3480억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엄격한 준수 감시를 받고 있어 이번 명령의 파급력이 더욱 클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장비사들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홍은 세계 6위 파운드리 업체이자 중국 내 핵심 고객사로, 이들이 건설 중인 신규 공장에 장비 반입이 막힐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규제 소식이 전해진 28일 뉴욕 증시에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주가는 5.8% 급락했으며, KLA와 램리서치 역시 각각 4.7%, 3.1% 하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이번 장비 수출 차단은 중국의 첨단 공정 고도화 시도에 상당한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 내 생산 거점을 둔 기업들에게는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으나, 장기적으로 미·중 간 기술 패권 다툼이 심화됨에 따라 장비 수급 및 공정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더욱 정교한 대미 협상 전략이 요구된다는 진단이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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